사회일반
스웨덴 권력기관 신뢰도 왕실보다 높은 이유…겸손과 투명
뉴스종합| 2020-03-12 07:47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스웨덴에서는 권력기관인 국세청,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비결은 자발적인 법 준수 전략,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는 조사내용과 분석이 나왔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칸타르 시포(Kantar Sifo)가 2019년 자국내 68개의 국가기관, 언론, 민간기업 등을 통틀어 신뢰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경찰이 2위, 대학 3위, 국영라디오 6위, 국세청 7위, 법원이 9위로 나타났다고 한국의 NGO 납세자연맹이 12일 전했다.

경찰, 국세청, 법원의 국민신뢰도 순위는 이 니라 왕실, 은행, 국영TV, 선관위 보다 높았다.

스웨덴 스톡홀름 전경 [스카이스캐너 제공]

납세자연맹은 “한국와 달리 스웨덴의 권력기관 신뢰도가 높은 것은 부패가 적고 투명한 행정에 기인한 점도 있지만 ‘자발적 법 준수 전략’과 국민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웨덴 세무당국은 ‘모두가 공정한 세금을 분담하는 사회’라는 보편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신뢰 기반의 사회적 규범 강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 국세청은 “공무원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 3가지에는 ▷거만하고 질책하는 우월적인 타입(A) ▷공식적이고 규칙에 얽매이는 납세자를 인격체라기보다는 세금 사안으로 보는 타입(B) ▷도움을 주고 공감을 잘 하고 미래 지향적이며 협력하는 특징을 가진 개방적이고 공감하는 타입(C)이 있다”면서 “태도 C만이 신뢰를 증가시키고 태도 A, B는 신뢰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은 “한국의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 종사자들은 각각 피의자, 범죄자, 세무조사대상자를 대하는 태도가 보통 A와 B타입”이라면서 “따라서 국민들은 권력기관을 두려워하고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스웨덴 국세청은 자신들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까지 도달했다”며 “우리나라 권력기관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발적 법 준수 전략’이라는 근본적인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돈을 강제로 징수하는 국가기관이 어떻게 그토록 휼륭하게 변화할 수 있었는지 혁신의 관점에서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를 통해 조언과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의 권력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제기되는 비리 의혹에 대해 진상규명을 외면하거나, 의법처리 과정에서 균형감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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