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 설] 20대 취업시장 ‘코로나 한파’, 인센티브 늘려 대응해야
뉴스종합| 2020-03-12 11:27

코로나19 확산으로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상반기 공채가 한창이어야 할 때지만 기업들은 불안감으로 채용을 할지 말지조차 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매출액 상위 500개 기업의 상반기 채용계획을 보면 대기업 4곳 중 1곳은 지난해보다 대졸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이 3곳 중 1곳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주요그룹마저 상반기 채용을 연기하거나 중단하는 실정이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시험까지 연기되면서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설문조사가 실시된 게 지난달 2일부터 19일까지로 그나마 코로나19 공포감이 덜했던 때다. WHO의 팬데믹 선언으로 공포감이 증폭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채용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해 구직자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인력 감축보다는 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피해가 애꿎은 취준생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1년 내내 취업을 준비했는데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이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19 위기로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상황이 더욱 확산될 경우 때를 잘못만나 고생하는 세대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20대 취업자가 21개월 만에 감소세로 줄었다. 특히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20~24세 취업자가 5만명 가까이 줄었다. 2월 고용동향은 코로나19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영향이 본격화된 3월부터는 20대의 고용악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 분명하다. 노동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20대 청춘들이 시작부터 좌절하게 됐다.

이번 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할 일로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와 고용증가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확대를 1, 2위로 꼽았다. 정부는 기업들이 원하는 대로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기왕에 있던 인센티브를 보다 더욱 확대하고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과감한 인센티브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고 자연스레 신규채용이 늘어나는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과감한 규제혁파와 함께 이번 기회에 정부가 기업을 보는 시선도 확 바꾸기를 기대해 본다. 이보다 좋은 출구전략 타이밍이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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