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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통계 이래 가장 싸지만…"섣부른 저가매수 참아야"
뉴스종합| 2020-03-15 11:53
이베스트투자증권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기업들의 이익 수준과 비교하면 분명 저평가되고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미국 증시 하락 폭을 보면 1920~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저가 매수'에는 신중하라는 조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2개월 선행 기준)은 약 0.72배다. 현재 코스피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1년 뒤 예상 순자산과 비교해 72%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PBR 최저치는 0.82배 수준.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수준으로만 본다면 현재 상황은 분명 저밸류"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그러나 전문가들은 섣부른 저가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미국 증시의 하락폭을 보면, 과거 대공황 때와 같은 추가 폭락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증시는 약 10% 급락해 고점 대비 27%가량의 낙폭을 기록했다. 일주일 간 수익률로는 18% 수준이다. 유사한 낙폭(1일 기준 8% 이상 하락, 1주일 기준 15% 이상 하락)을 기록한 과거 사례는 1929년(2번), 1931년, 1932년, 1933년, 1937년, 1987년 총 7번인데, 1987년 블랙먼데이를 제외하면 모두 대공황 기간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직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최악의 경우를 가정할 경우 대공황과 같은 사례까지 대비해야 할 수 있다"며 "주가 급락으로 인해 가격이 싼 것처럼 보일 수 있찌만, 저가매수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과거 대공황 사례를 보면, 통화정책의 증시 방어 효력은 제한적이었으며 대규모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위기가 더 악화된다면 미국의 부동산 가격 급락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주택가격은 17%, 부동산 시가총액도 10% 감소했다. 당시 코스피는 고점 대비 55% 하락했고, 미국 S&P 500 지수도 57%가량 하락했다. 현재 두 지수의 고점 대비 낙폭은 32%, 27%로 당시의 절반 수준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3일 미국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이제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어떤 극단적인 처방전을 내놓을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회사채 등 새로운 자산을 매입하기로 하는 등 양적완화 정책의 옵션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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