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경제 리세션 빠지나…전·현직 재무장관 엇갈린 시각
뉴스종합| 2020-03-16 08:52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주요 방송에 출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걸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이 지난달 12일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잘 나가던 미국 경제까지 집어삼킬 것인지를 놓고 시장 전문가들이 갑론을박하고 있다. 유럽·아시아가 뒤뚱거리는 와중에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던 미국까지 흔들린다면 세계경제는 대공황에 처할지도 모르기에 미 경제의 ‘리세션(Recession·침체)’ 진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미 행정부의 현직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무 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캐네디스쿨 교수는 침체 가능성이 최대 90%에 달한다고 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 위크’,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 등에 잇따라 출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 경제를 침체기에 빠뜨릴 걸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경제성장은 불가피하게 한 동안 더뎌지겠지만 연말께엔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활용한 권한들을 다시 쓰고 싶다”고 했다.

또 ”내가 말해왔듯 우리는 9이닝(innings) 가운데 2이닝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국 경제와 근로자들이 이번 상황을 극복하도록 무엇이든 필요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항공·호텔·크루즈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를 거론, 의회와 협의할 거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의 이런 공언·바람과 달리 시장은 미 경제의 앞날에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6~12일까지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을 진행한 결과, 미 경제는 2분기에 거의 성장하지 않고 리세션 가능성이 크게 뛴 걸로 나타났다. 4~6월까진 연간 추정치 경제성장률이 0.1%로 둔화하며, 향후 12개월간 침체될 가능성이 45%에 달할 걸로 추산됐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이 수치는 2009년 2월 이후 가장 큰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로런스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이 85~90%된다고 썼다. CNN방송에 나가 이같은 전망을 말할 것이라고 알리고 있다. [서머스 전 장관 트위터]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전망도 비관적이다. 그는 이날 CNN에 출연, “경기 침체에 들어설 가능성이 85~90%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가 의존하고 있는 교환의 매커니즘 전체가 붕괴했다”며 “이는 재정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사람들이 구매를 덜 하게 만들며, 이로 인해 재정적 곤란은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TV에 나와서도 “코로나19가 21세기 가장 심각한 사건으로 판명될 것”이라며 “이 문제의 전체 범위가 얼마나 될지 아직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시장 예상보다 이틀 가량 빨리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 사실상 제로 금리(0~0.25%)로 맞추고 70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등으로 시장에 현금을 공급(양적완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연준 부의장을 지낸 도널드 콘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연준은 효과가 입증된 기준금리라는 가장 강력한 수단을 사용했다”며 “그러나 제로금리 밑으론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미쓰비시UFG은행의 크리스 러프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대규모로 시장에 개입하면 경제가 그만큼 안 좋다는 신호를 줘 시장에 공포의 매도를 야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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