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방심하다 유럽 꼴…확진자 비율 0.3% 불과 중남미도 빗장
뉴스종합| 2020-03-16 09:45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슈퍼마켓에서 여성이 15일(현지시간) 텅빈 화장지 매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코로나19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식료품 등을 미리 저장하려는 수요가 일고 있다. 유럽·아시아 대비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던 남미 각국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인접 국가의 국경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중남미 국가도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전 세계 코로나19 사례 집계를 보면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주요 15개국의 확진 건수는 516명(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 현재)으로 전체(16만2687건)의 0.31%에 불과하지만, 자칫 방심하다 유럽처럼 될 걸 우려해 강력한 조처에 나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43명 확진에 1명이 사망한 파나마를 지역 사회 감염국으로 분류하고, 엘살바도르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미국과 인접한 나라들부터 남쪽으로 위기감이 빠르게 퍼지는 양상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코로나19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10일 동안 집 밖에 나오는 걸 막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열흘 간 아르헨티나를 멈추도록 해야 한다. 더 빨리 할수록 겨울이 왔을 때 위험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남반구에 속한 남미 국가의 상당수는 북반구가 여름일 때 겨울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비행금지 조처를 내렸는데, 이보다 한 발 더 나아 가겠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5명(사망 2명 포함)이다.

확진자가 43명인 페루도 대규모 격리조처를 저울질 하고 있다. 우루과이(확진자 4명)와 칠레(61명)는 2주동안 각급 학교 수업을 중단키로 최근 결정했다. 멕시코(41명)도 오는 20일부터 한 달 동안 학교 수업을 중단한다.

과테말라는 북미에서 출발하는 모든 비행기의 입국을 금지했다. 알레한드로 지아마테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TV연설에서 “지금부터 월요일 자정까지 캐나다와 미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은 격리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 나라는 확진자가 1명에 불과한 데도 코로나19가 퍼지는 걸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콜롬비아(34명)의 이반 두케 대통령은 베네수엘라(8명)와 접한 국경을 지난 14일 닫았다. 아울러 16일부턴 유럽·아시아에서 2주간 머무른 사람의 입국을 제한하고, 콜롬비아 시민권이 없는 사람은 어떤 남미 국가에서도 들어올 수 없게 했다.

남미에선 베네수엘라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현재 확진건수는 8건이지만, 지난 수 년간 경제가 망가지다시피해 바이러스 확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을 거란 걱정이다. 수많은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도 지난 3년간 고국을 등지고 떠난 걸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남미 대륙에서 확진자수가 162명으로 가장 많은 브라질도 베네수엘라 쪽 국경을 닫는 안을 고려 중이다.

브라질은 지난 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수행단이 미국 플로리다 등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일부 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 집계로는 확진자 수가 이날 200명으로 파악되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보우소나루 행정부가 경제 구제를 위해 책정한 13억달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일각에선 하고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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