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 설] 확진자 줄었다고 긴장 풀렸나…다시 고개드는 집단감염
뉴스종합| 2020-03-17 11:35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교회 집단감염 파장이 연일 확산되는 모습이다. 성남시와 방역당국에 의하면 이 교회 목사 부부를 포함해 130여명의 신도 가운데 절반 가까운 4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물론 그 숫자는 계속 불어날 것이다. 정부와 사회 각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과 8일 주일 예배를 강행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 종교시설 무더기 감염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3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대확산된 것은 신천지교회의 집단 예배가 발단이었다. 밀집된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앉아 진행되는 기도와 예배가 집단감염의 가장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 정부가 종교계에 종교집회 자제를 당부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종교계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염려해 기꺼이 그 권유를 받아들였다. 이 땅에 들어온 지 200여년 동안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는 가톨릭미사가 중단됐고, 대부분 개신교회도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다. 이런 자발적 참여와 사회적 노력에 힘입어 꺾일 줄 모르던 코로나19의 기세는 확진자 수가 100명 이내로 줄어드는 등 확연히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뿐이 아니다. 기하급수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모든 종교 집회가 사실상 금지됐고, 가톨릭 본산인 바티칸시도 사실상 외부와 통제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메카 성지순례와 금요대예배를 취소하는 결단을 내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예 앞으로 8주간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열지 말라는 권고를 했다. 두 말할 것없이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데 국내 일부 교회에서는 집단 예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결국 우려했던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말았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주춤하다고 하나 그 맹위는 여전하다. 70여명에 이르는 확진자 증가도 적지않은 수다.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난 게 아니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경제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학교는 언제 문을 열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개인의 일상이 통제되는 불편도 크다.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끝까지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 뿐이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그나마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 당국자는 자화자찬하는 언급을 피해야 한다. 자칫 애써 조인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틈을 ‘3차 대유행’이 파고 든다는 걸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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