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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막바지 ‘파열음’도 절정…쇄신의 자리는…
뉴스종합| 2020-03-19 11:43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제21대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공천 파열음이 절정에 달했다. 각 당이 저마다 ‘시스템 공천’, ‘혁신공천’ 등을 야심차게 내걸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공천 불복에 따른 탈당, 무소속 출마, 사퇴, 편법 비례 정당에 이르기까지, 여야 모두 공천을 둘러싼 혼란과 충돌만 난무할 뿐 애초 약속했던 인적 쇄신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총선 1년 전부터 공천룰을 확정하는 등 ‘시스템 공천’을 표방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무색할 정도로 일부 지역에선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 이미 일부 현역 의원들은 물론, 지역구에서 오랫동안 표밭을 다졌지만 낙천한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의정부갑의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씨가 대표적이다. 문 씨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당초 문 씨는 ‘세습 논란’이 불거지자 자진해서 출마의 뜻을 접었다. 그러나 지역 연고가 없는 청년 소방관 출신 오영환 씨가 전략공천되자 당직자 400여 명이 사퇴 결의를 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이어졌고, 이는 곧 문 씨의 출마 요청으로 이어졌다.

서울 금천에 출사표를 낸 차성수 전 구청장도 갑작스런 전략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금천은 현역인 이훈 의원, 이목희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차 전 구청장의 3파전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 의원은 전략 공천을 주장한 반면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단수 공천이나 경선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가 논의 끝에 최기상 전 판사를 전략공천하자 지역 내에선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현역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을의 민병두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되자 지난 15일 무소속으로 4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고, 충북 청주 서원의 오제세 의원 역시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에선 무소속 연대까지 만들어졌다. 강원 지역의 조일현(홍천·횡성·영월·평창), 권성중(원주갑), 장승호(동해·태백·삼척·정선) 예비후보들은 공천 결과에 반발해 집단적으로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조 예비후보와 장 예비후보는 선거구 조정에도 불구하고 원경환 예비후보가 공천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고, 권 예비후보는 추가 공모 없이 이광재 전 지사를 경선에 임하도록 한 것에 반발해 탈당했다.

잇따르는 무소속 출마에 당 일각에선 표심이 분산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강원 등 험지로 꼽히는 지역에서의 ‘무소속 러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은 정부여당의 심판론 성격이 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부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로 인해 자칫 어부지리 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지역에선 검찰 조사로 인해 공천 무효가 되는 일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전날 광주 광산갑의 이석형 예비후보의 공천을 무효화하고 경선에서 패한 이용빈 예비후보를 공천자로 결정했다. 당초 이용빈 예비후보는 이석형 예비후보의 불법 선거운동을 이유로 재심을 요청했지만 당 지도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이석형 후보의 선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서자 당 지도부는 돌연 경선 결과를 뒤집었다.

미래통합당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안으로는 지역구 공천 반발에 따른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는가 하면, 밖으로는 비례용 자매정당 미래한국당과의 비례공천 갈등에 휩싸였다.

초반에는 순항하는 듯하던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혁신공천’은 대구경북(TK) 공천을 전후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천 배제(컷오프)에 따른 반발이 극심한데다, 일부 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가 공천을 받으며 사천(私薦) 논란까지 불거졌다.

급기야 지난 13일에는 서울 강남병에 공천한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친문(親文) 논란’에 휩싸이며 공천을 철회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16일에는 당 최고위가 서울 강남을 공천을 받은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의 공천을 취소키도 했다. 최 전 대표는 사천 논란에 거론되는 인사 중 하나다.

영남지역에서는 공천 반발 인사를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텃밭 표심 분산으로 전체 총선 전략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무소속 출마 중 대표적인 인사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컷오프를 두고 “황 대표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과 손잡고 대선 경쟁자를 쳐냈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역시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윤상현(인천 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곽대훈(대구 달서갑), 정태옥(대구 북구갑) 의원도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이밖에 백승주(경북 구미갑),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도 무소속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다.

비례대표 공천도 순탄치 않다. 3개월 동안 공 들여 영입한 인재의 대부분이 미래한국당 비례공천 명단에서 당선 안정권(20위권) 밖으로 내몰렸다.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지역구 후보만 공천하고,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만 공천한다. 통합당 내에서 ‘배신’, ‘반란’ 등 격한 표현이 터져 나온 이유다.

통합당은 통합당 출신 한국당 최고위원들을 통해 비례명단 전면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총사퇴’ 카드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한국당 최고위는 공병호 공관위에 ‘당선권 내 5명 이상’ 재조정을 요구했다. 다만, 황교안 대표가 ‘5명 재조정’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윤희·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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