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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엔 배당주,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배당 확대 기대”
뉴스종합| 2020-03-22 06:36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주가가 급락하면서 배당주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배당으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주주권 행사를 확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도 배당주에 주목이 필요한 이유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배당주는 코스피 대비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근 주가 급락 이전까지 코스피고배당50 지수는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코스피를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고배당50 지수는 코스피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주 비중이 큰 탓에 최근 고배당주의 하락폭이 코스피보다 컸지만, 불확실성이 큰 장세에서 안정적인 배당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크다는 의미이다.

배당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게 배당수익률, 주가 상승분의 두 가지로 나뉜다. 그런데 배당수익률과 배당주의 주가 상승은 모두 지금과 같은 저금리, 약세장에서 극대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약세장에서 배당수익률은 역설적으로 상승한다. 배당수익률은 주가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돼 배당금이 같다는 가정 하에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금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첫 국내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2.3%였던 코스피 배당수익률 추정치는 이후 3월 18일 기준 3.2%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 속 배당주의 매력 역시 돋보인다. 저금리 시대 배당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탓에 국채 금리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금리 하락 추세에서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2013년 이후 코스피 현금배당수익률과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상관계수는 -0.62 수준으로, 코스피 배당수익률과 국채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약세장에 배당수익률의 상승한 점 외에도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며 주주환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5%룰 완화 등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질 전망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의 확대가 기대된다.

박 연구원은 “낮은 배당성향은 한국 증시의 약점으로 항상 꼽혀왔다. 국내 배당성향은 평균적으로 20% 중반 수준으로 대부분의 선진국 증시 배당성향이 50% 이상인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코스피 연간 배당금 규모는 증가 추세이며, 최근 ‘5% 룰’ 개정과 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산이 이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 상당수의 기업들이 점진적 배당 확대 방침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부분 업종의 상반기 어닝 쇼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이 줄어 배당금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DPS(Dividend Per Share, 주당 배당금) 추정치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배당주의 시가배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정적인 배당을 챙길 수 있는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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