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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하게 접고 세탁도 가능한 光필름 개발
뉴스종합| 2020-03-24 12:01
입을 수 있고 접을 수 있으며 세탁도 가능한 초고효율 파장변환 투명 광필름 모식도.[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열화상 카메라, 바이오 센서 등에 주로 활용되는 적외선을 시각화해 응용을 폭을 넓힐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나노포토닉스연구센터 권석준 박사팀이 경희대학교 고두현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근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파장변환해 시각화 할 수 있는 다기능성 광필름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면 빛에 담긴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돼 디스플레이나 이미지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고화질 TV에 쓰이고 있는 퀀텀닷(양자점)도 자외선을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으로 바꿔 디스플레이에 이용하는 일종의 파장변환 기술로 볼 수 있다.

자외선의 경우 큰 에너지를 갖고 있으므로 가시광선으로 변환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변환 효율이 높다. 하지만 에너지가 낮은 근적외선의 경우 두 개 이상의 광자(photon)를 흡수해 한 개의 높은 에너지를 갖는 광자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근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는 효율은 퀀텀닷의 1/100~1/1000 수준으로 매우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는 센서, 디스플레이, 이미징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될 수 있는 근적외선-가시광 변환 특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만드는 데 큰 걸림돌이었다.

KIST 연구진은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산화 실리카 구체를 바둑판 모양의 격자로 배열하고, 실리카 구체 표면 위에 파장변환 나노물질과 금속 구조체를 형성시켰다. 이 구조를 통해 근적외선의 흡광과 가시광선의 발광을 동시에 극대화시켜 근적외선-가시광선 파장변환 효율을 기존 대비 1000배 가까이 증폭시킬 수 있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실리카 마이크로 구체의 격자 배열은 투명 필름으로 쉽게 전사할 수 있고, 그 필름을 접거나 휘게 만들고, 세제로 세탁해도 파장변환된 빛의 세기가 보존됨을 확인했다.

권석준 박사는 “현재 적외선을 활용한 센서는 한 종류의 데이터만 수집할 수 있는 수준인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한 번에 수집, 이미지화할 수 있다”라며 “접기, 세탁성, 다른 필름으로의 전사 용이성 등 다양한 공정상 장점이 있어 폴더블 기기, 웨어러블 센서나 유연한 파장변환 이미징 장치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서녈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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