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 관계사CEO에 화상 메시지
경제 위기 극복 전략 마련 지시
최태원 SK 회장이 24일 오전 화상으로 개최된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SK 제공]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와 고객, 구성원들을 위해 새로운 안전망(Safety Net)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그룹 경영 최우선 가치로 둔 최 회장의 철학이 강하게 반영된 메시지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SK그룹 16개 관계사 CEO들에게 현재의 경영위기 돌파를 위한 생존 조건을 마련하고, 재택근무 확대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당부했다.
최 회장은 24일 화상회의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SK그룹 16개 관계사 CEO들이 모두 참석했다.
최 회장은 보통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지만 이날 회의에는 후반부에 직접 참여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은 현재 위기 상황은 앞으로도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관계사들이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SK측은 최 회장이 강조한 안전망과 관련 “경기지역 소재 연수원을 비롯, 인천 SK무의연수원을 임시 생활시설로 제공한 것과 같이 SK가 보유한 자원과 인프라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이를 실행에 옮기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각 사가 미증유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생존 조건을 확보하는데도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각 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한 R&C(Resource & Capability) 확보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얻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본인 역시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하면서 많은 점을 느끼고 있다고 소회를 밝힌 뒤, 재택근무로 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생긴 워킹 맘을 예로 들며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Work System)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DNA가 있는 만큼 희망과 패기를 갖고 맞선다면 오늘의 시련은 또다른 성장과 성숙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최 회장은 말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23일 오후에는 화상으로 ‘경영현안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과 참석자들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점검하고 업종별·관계사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SK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구성원의 행복’과 ‘사회적 가치’를 회사 정관에 포함시키는 안건을 처리했다.
변경된 정관에는 “이해관계자 행복을 위해 창출하는 모든 가치가 곧 사회적 가치이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키워나간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