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 콜센터 확진자 중 무증상자, 2차 감염 일으키지 않아
-의료계 "전염력 낮지만 아예 없다고 볼 수 없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중에는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자도 있다. 이들은 증상이 없다는 점 때문에 2차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전염력이 낮을 뿐 전염력이 아예 없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2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서울시 구로구 소재 콜센터와 관련된 환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물 직원이 97명이며 접촉자가 61명이다. 특히 건물 확진자의 가족을 모니터링 한 결과 226명 중 15%에 해당하는 34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 중 무증상 감염자 8명의 가족 접촉자 16명 중에는 감염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2차 감염은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무증상 감염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많은 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자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무증상 감염자의 비율이 높고, 이 중 20% 정도는 퇴원할 때까지 무증상 상태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국내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이유로 다른 나라보다 진단 검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무증상은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퇴원 시기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기(잠복기)와는 다르다. 잠복기는 아직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충분히 발현되기 전이어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 뿐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바이러스는 기침 등을 통해 나오는 침방울(비말) 등을 통해 전파되는데 증상이 없다 보니 전염 가능성이 낮을 수는 있다"며 "반면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나 이틀 전인 잠복기나 증상 초기에는 오히려 전염력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윤경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리가 실시하고 있는 진단검사는 바이러스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별하는 것이지 바이러스 배출량을 측정하지는 않는다"며 "때문에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고 바이러스 양이 많다고는 볼 수 없다. 전염력이 높으려면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아야 하는데 무증상자는 아무래도 바이러스 양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우한시는 최근 4만3000여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증상자는 전염력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우한시는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주로 증상이 있는 환자로부터 전염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무증상자가 전염력은 낮을 수 있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방 센터장은 "무증상 감염자도 분명히 질병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 논문에도 나와 있다"며 "전염력이 낮다고 2차 감염을 안심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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