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상황에 떠밀려 소극 대책만…한은 ‘무책임’ 논란
뉴스종합| 2020-03-30 11: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계획을 밝히는 등 최근 한국은행의 역대급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주도적이라기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와 정부 정책과의 보조 차원이란 점에에서 능동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여전히 비금융 회사 지원에 대해서는 꺼리는 태도가 역력하다. 근시안에다 위험회피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위력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금리 인하를 주장한 한 금융통화위원은 “우리 경제에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부정적 충격이 발생했다”며 “세계교역과 분업구조의 큰 축인 중국이 충격의 진원지임에 따라 세계 주요국의 성장률이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위원도 “코로나19 사태는 우아직 그 충격의 강도와 지속기간을 정량화하긴 어려우나 국내 소비 및 여행수요 감소, 중국을 비롯한 역내 경제권의 수입수요 감소, 국가간 공급망 훼손에 의한 생산차질 등 단기적으로 상당한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3월 들어 미국이 정책금리를 두 차례나 기습 인하에 나서면서 한은의 ‘실기론’이 제기됐고, 지난 16일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다.

아직도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한은의 강도는 미국만 못하다. 연준은 비금융 회사채 직접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한은은 법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현행 한은법상 영리법인데 대한 대출이 반드시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정부가 손실보전을 해줘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반 채권에 대한 정부 보증은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 총선 국면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못하겠다’는 뜻인 셈이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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