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고사 위기 美석유업체, 트럼프에 SOS
뉴스종합| 2020-04-02 09:31
국제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석유업체 경영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의 원유 생산 모습.[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저유가에 생존 위기에 내몰린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직접 도움을 호소할 예정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일 백악관에서 미국 석유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날 만남에는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CEO를 비롯해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옥시덴탈의 비키 홀럽, 콘티넨탈리소스의 해럴드 햄 CEO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저유가로 고사 위기에 몰린 석유 업계를 위한 정부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석유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하지만 사우디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콘티넨탈리소스만이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존스법의 일시 해제도 고려되고 있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간 이동시 오로지 미국 선박만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또 모든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돼야 하고 미국인이 소유, 운항하도록 하고 있다. 선원도 미국인 중심이어야 한다.

이 법이 일시 해제되면 미국산 원유 수송은 좀더 유연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 동부 연안에서 생산된 원유를 저가 사우디산 원유가 밀려드는 워싱턴주 같은 서부 지역으로 신속하게 더 많이 운송할 수 있어 미국 석유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한 소식통은 존스법 일시 해제는 석유 업체들 대부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앞서 미국은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북동부 지역에 석유 공급이 어려움을 겪자 존스법을 일시 해제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와 석유 업계가 머리를 맞대는 건 그만큼 최근 유가 하락 상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셰일업체 화이팅페트롤륨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0~60달러 수준이었던 지난해 41개 에너지 기업이 파산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20달러대에선 더 많은 기업이 파산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편 이날 주요 셰일업체인 옥시덴탈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한 오스카 브라운 수석부사장이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380억달러를 들여 셰일업체 아나다코 인수를 주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재무구조를 취약하게 만들어 옥시덴탈을 최대 위기에 빠뜨렸단 비판을 받아왔다. 행동주의 펀드 칼 아이칸은 최근 옥시덴탈에 배당금·임직원 급여 삭감과 함께 이사회 멤버 교체를 요구해왔다.

kw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