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국내선 선방했지만…車업계 ‘4월 성적표’가 더 두렵다
뉴스종합| 2020-04-02 11:21
기아차 멕시코 공장 생산라인 모습. [기아차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파가 예상보다 심각했다. 지난 1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3월 실적을 일제히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신차 효과 등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해외 실적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해외시장에서 각각 전년 동월대비 26.2%, 57.4% 급감했다. 특히 현대차의 최대 시장중 하나인 미국에서 43% 급감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부터 코로나19의 충격파가 시작됐을 뿐이다”면서 “이 사태가 장기화될 시 그 충격파가 어느 정도일지 도저히 점쳐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현대·기아차 생산절벽에 판매절벽 ‘이중고’=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 되면서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글로벌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나마 내수시장에서 신차효과 등으로 인해 전년동월비 현대차는 3%, 기아차는 15.3% 늘면서 선방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3월 판매실적 감소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미국과 유럽, 인도 등 글로벌 시장이 코로나 19의 충격을 3월 중순부터 반영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공장 생산절벽과 판매절벽도 우려된다.

현대·기아차는 2일 기아차 멕시코공장마저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중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해외공장 모두 셧다운됐다.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도 녹녹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과 무디스는 올해 전세계 완성차 수요가 작년보다 12~16% 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대·기아차로서는 미국시장에서 충격은 뼈아프다. 현대·기아차의 2월 미국 실적은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판매를 기록했다. 유럽시장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아직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미국만큼 충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월 실적은 아직 코로나19 충격이 다 반영되지 않아 4월부터가 코로나19 성적표라는 지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이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데 3월 실적 중순부터 집계된 것이라 코로나19 충격파가 모두 반영될 4월 실적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르노·지엠도 코로나 직격탄=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 쌍용자동차도 코로나 19 등 겹악재로 해외시장서 충격에 빠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한국지엠, 쌍용차는 각각 57.4%, 20.8%, 4.6% 감소했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이달부터 수출 절벽에 직면했다.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의 생산이 지난달 31일부로 끝난 데다 후속 물량인 XM3의 유럽 수출을 확정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4월이후 수출 모델은 사실상 QM6가 유일하다. 3000대 이상을 기록하던 수출 물량도 이달부터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노사갈등으로 인해 XM3 수출 배정이 확정이 안 됐다. 르노삼성차에 XM3 수출은 꼭 필요한 요소다. 내수를 포함한 연간 실적이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수출마저 줄어들 경우 공장 가동률은 물론 후속 신차에 대한 성공을 보장할 수 없어서다. 또 한국지엠도 오는 6~7일 예정된 노조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된다면 노사갈등이 다시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국내 생산량이 720만대였는데, 올해는 700만대도 무너질 가능성이 클 것이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최악의 상황에 600만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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