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코로나 초기대응’ 커진 불만…트럼프 찍었던 40% 등돌려
뉴스종합| 2020-04-06 11: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2016년 대선에서 찍었던 유권자들이 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 불만을 갖고 등을 돌리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각 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실수를 인정하고 정부의 역량을 총 동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대신 남탓하는 행태를 꼬집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온라인 플랫폼인 미디엄에 따르면 글로벌전략그룹(GSG) 등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99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3월 31일~4월 3일)를 벌인 결과, ‘트럼프가 코로나19를 초기에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응답이 40%로 나왔다. 열흘전 수치인 23%보다 무려 17%포인트 상승했다. ‘잘 대처했다’는 답은 같은 기간 7%포인트 떨어진 53%다. 지난달 24일 이른바 ‘부활절 시간표(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경제 재가동)’ 발언 이후 의료장비 고갈·마스크 착용 여부를 둘러싼 지침 논란 등이 겹쳐 여론이 악화한 걸로 보인다. 미디엄은 트위터 공동설립자인 에번 윌리엄스가 만든 매체다.

핵심 지지층의 민심 이반이 가속화한 만큼 조만간 나올 갤럽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추이에 관심이 모인다. 앞선 갤럽 조사(3월 13~22일)에선 49%로 재임 중 최고치였다. 부활절 발언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였다.

주지사들도 아우성이다. 연방정부의 대응정책이 허술해 의료장비를 확보하려고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J.B 프리츠커(민주당) 일리노이 주지사는 CNN에 나와 “대통령이 연방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방재난관리청(FEMA)왜 있는 거냐”고 했다. 에이사 허친슨(공화당) 아칸소 주지사도 NBC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획득하는 데 더 나은 방법을 보고 싶다”며 “지금 글로벌 정글에서 경쟁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하는 고언도 쇄도하고 있다. 찰스 크룰락 전 미 해병대사령관은 프로젝트신디케이트(PS) 기고에서 “대통령은 ‘지금부터 난 정부의 가용한 모든 자원을 이용해 국민들이 의료 지원을 받도록 할 거다. 모두가 소중하다. 한 생명을 다른 것과 바꾸지 않을 거고,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로 언론인 엘리자베스 드류는 “위기가 지나가면 트럼프 리더십의 결과로 얼마나 많은 인명이 불필요하게 희생됐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일방통행’식 행보를 포기할 뜻이 없는 걸로 관측된다. 대표적인 장면은 지난 2일 포착됐다. 코로나19 관련 백악관의 준비 부족을 비판한 민주당 찰스 슈머 상원 원내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을 수년간 알고 지냈지만, 대통령이 돼 보니 뉴욕주 상원으로서 얼마나 나쁜지 알게 됐다”고 맹공했다. 조야에선 이 서한을 접하고 아연실색하는 분위기가 많은 걸로 전해진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를 재차 적(敵)으로 표현,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며 “거칠고 똑똑한데, 우린 더 거칠고, 더 똑똑하다”고 썼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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