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의, 취소 전날까지 시험 강행 기조였는데…
취준생들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이러는 게 어딨나”
대한상의 “코로나19 민원 많아 부득이하게 취소”
지난 9일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유통관리사 시험 취소 공지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오는 12일로 예정됐던 유통관리사 자격증 시험을 돌연 취소해 수험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해당 시험은 1년에 3번만 치뤄진다.
10일 대한상의 자격평가시험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유통관리사 4월 12일 시험을 취소한다’는 공지가 지난 9일 게시됐다.
대한상의가 취소 결정을 내린 유통관리사 2급 자격증 시험은 자격증 소지 시 다양한 유통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데다 채용 전형 과정에서 우대 요인이 돼, 유통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의 ‘필수 자격증’으로 알려져 있다. 상설 시험이 아닌 관계로 해당 시험은 1년에 단 3번만 응시할 수 있다. 다음 시험은 6월 21일, 11월 1일에 각각 열릴 예정이다.
앞서 대한상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수험생들의 시험 연기 문의에도 시험을 강행하겠단 기조였다. 하지만 대한상의는 시험을 3일 앞둔 9일 오전 10시께 문자메시지를 통해 수험생들에게 시험 취소를 공지했다. 이 같은 갑작스런 취소 결정에 수험생들은 “시험 3일전에 갑자기 취소하는 시험이 어디 있나”라며 당황스러움과 분노를 표했다.
특히 대한상의 자격평가사업단은 전날인 8일 ‘경기북부상공회의소 1회 유통관리사 시험장 변경 안내’ 공지를 게시하는 등 취소 직전까지 시험 강행 움직임을 보여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해당 시험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 천지용(26)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취소를 할 거면 일주일 전엔 알려줘야 하지 않나”라며 “이번주 초반까지도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이러는 게 가장 화가 난다”고 말했다. 천씨는 “취준생은 이 시험만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할 일도 많은데, 문제집을 사거나 모의고사 프린트를 하는데 큰돈이 들고 여러모로 손해가 많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채용도 줄고 ‘상반기 취업은 포기해야 하나’란 생각에 작년이 그리워질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도 수험생들은 황당함과 분노를 보였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 ‘유통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한 이용자는 ‘통보 문자에 쓰여 있듯 이번 시험 중단이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조치라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2차 연장됐던 지난 4일 이후에 더 정확하고 신속한 대응이 있었어야 했다’며 ‘시험을 3일 앞둔 9일에서야 뒤늦은 통보를 하는 건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된 조치라 한들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민원이 많아 부득이하게 갑자기 시험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며 “해당 시험은 자주 있는 시험이 아니라 연기 조치도 고려했지만, 시험장 섭외 등 어려움이 많아 취소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내한 대로 수험료 및 결제 수수료 등에 대한 환불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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