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훈 담임 ‘사랑제일교회’ 집회금지명령 3주째 무시
‘승차예배’ 이색 풍경에 ‘드라이브 스루’ 부활절 계란도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의 연중 최대 절기 중 하나인 ‘부활절’을 맞은 서울의 상당수 교회들이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다른 교회 다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권고를 수용해 온라인 예배를 유지했으며, 교회 주차장에 차를 정차해두고 예배를 올리는 ‘승차예배’(drive-in worship)를 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앞선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이 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64)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다.
지난달 사랑제일교회는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어겨 서울시로부터 집회금지 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이날까지 3주째 현장예배를 강행했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사랑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을 고발한 상태다.
이날도 서울시와 성북구청 직원 등 100여명이 현장에 나와 집회 금지를 알렸으나 이교회 신도들은 ‘예배를 막는 행위는 예배방해죄에 해당한다’는 피켓을들고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예배당 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교회 측 반대로 무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 교회 내부에 600여명, 외부에 600여명 등 총 12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사랑제일교회는) 3주째 집회 금지명령을 위반하고 있는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까지 코로나19 상황을 우려해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다가 부활절인 12일 현장 예배로 전환한 교회도 있었다.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는 부활절을 맞아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를 병행했다.
약 7주만에 재개된 이날 현장 예배에는 사전에 참석 허가를 받은 신도 800명만 자리에 앉았다. 교회는 건물 출입구에 전신 소독기를 설치하고 열화상 카메라로 예배 참석자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출입절차가 까다로워 예배 시작 시각이 됐는데도 교회에 들어 가지 못한 교인들이 예배당 밖으로 50m 가량 줄을 서 있었다.
교회 관계자는 “부활절을 맞아 7주 만에 처음으로 현장 예배를 열었다”며 “대구방문자나 해외입국자 등 고위험군의 참석은 허가하지 않았고, 예배당 내 신도 간 간격 유지 등 방역지침에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에 있는 영락교회도 코로나19 사태로 2월 23일부터 온라인 예배를 유지해오다가 부활절인 이날 현장예배를 열었다.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를 함께 진행해 오던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강남구 광림교회 등 일부 교회는 이날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
올해 부활절 예배를 차 안에서 설교를 듣는 식으로 드리는 교인들도 있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와 중랑구 서울씨티교회 신도들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상태에서 라디오를 통해 목사 설교를 듣는 ‘승차예배’를 올렸다. 온누리교회에는 250여대, 서울씨티교회에는 약 120대 차량이 모였다.
교회는 이날 승차예배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방식으로 부활절 계란을 나눠줬다. 자동차 창문 너머로 오랜만에 본 교인들끼리 서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기도 했다 했다.
경찰은 서울시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아 교회 등 종교시설 223곳에 경찰관 470명을 지원하고,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나온 시·구청 현장점검반의 신변보호와 돌발상황 대응 등에 협조하고 있다.
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