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OPEC+ 하루 970만배럴 감산합의…역대 최대 규모
뉴스종합| 2020-04-13 09:02
OPEC+은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유 시장 위기에 대응해 일일 970만배럴 규모의 감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이라크 나르 빈 우마르 유전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석유수출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12일(현지시간) 내달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두 달간 하루 97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OPEC+는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원유 감산 계획에 뜻을 모았다. 하루 970만배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전세계 원유공급량의 10% 수준으로, OPEC+ 사상 최대 감산 규모다.

앞서 OPEC+은 지난 9일 회의에서 일일 1000만배럴 규모의 감산 조치에 잠정 합의했다. 당시 주요 산유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수요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의 증산 경쟁으로 20여년 만의 유가 폭락을 수습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멕시코가 자국에 할당된 감산량인 40만배럴보다 적은 일일 10만배럴 감산을 주장했고, 사우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최종 합의는 무산됐다.

결국 OPEC+의 감산 합의는 논의 타결을 촉진하기 위해 비(非)회원국인 미국이 멕시코의 감산량 중 일부를 이행하기로 하면서 최종 마무리됐다.

외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하루 25만배럴 규모의 감산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정확한 규모는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감산에 동의했다”면서 “추후 멕시코가 감산분을 미국에 배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국 정상들은 감산 논의 타결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OPEC+의 큰 석유 합의가 완료됐다”며 “이것은 미국에서 수십만개의 에너지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보도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간의 (3자)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다”며 “지도자들이 OPEC+의 단계적인 자발적 산유량 감축 합의를 지지했다”고 전했다.

다만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가 코로나19 위기로 초유의 유가 하락 사태를 맞은 원유 시장의 위기를 수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감산 규모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원유 수요량 감소분인 3000만배럴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합의에 대해 “역사적이지만 불충분하다”고 평가했고, 미국 에너지 컨설팅기업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사장은 “시장은 OPEC+이 하루 1000만배럴에 가까운 감산 계획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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