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르포]“코로나로 불안하지만 투표는 해야”…10시 투표율 지난선거보다 높아
뉴스종합| 2020-04-15 10:23
서울 용산구 서원효로제2동제3투표소도 유권자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스크를 낀 유권자들이 1m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 주소현 수습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유동현·주소현 수습기자]“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때문에 불안하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

코로나 19도 투표 열기를 잠재우진 못했다. 마스크를 낀 유권자들은 이른 새벽부터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들은 “불안하지만,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러 왔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15일 새벽 찾은 서울 종로구 이화동 제1투표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구청 관계자는 마스크와 흰 장갑을 낀 체 투표장으로 들어서는 유권자를 맞았다.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들어서며 열체크를 했고, 손소독제와 비닐장갑을 받아들고 기표소로 들어갔다. 투표개시(새벽 6시)전인 5시 30분부터 투표소로 몰려들었으며, 80m 정도의 대기행렬을 이뤘다는 것이 투표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투표소에서 만난 이명희(67·여) 씨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체크하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나라를 운영할수 있는 사는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미 사전투표를 끝낸 김민재(51)씨는 투표를 하지 않은 어머니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김 씨는 “코로나 불안하긴 하지만 와서 보니 철저하게 관리도 하고 다 마스크끼고 와서 마음이 놓인다”며 “오늘 휴일이 투표하라고 만든 날이다. 투표는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를 타고온 김 씨는 “불안해서”라며 실내에서도 오토바이 헬 멧을 벗지 않았다.

대가족이 함께 투표장을 찾기도 한다. 이화동 인근 동숭동에서 45년을 살았다는 김필순(69) 씨는 “코로나 때문에 불안해서 밖에도 안나가고 손녀 데리고 집에 이었다”며 “오늘은 꼭 투표해야 되니까 마스크 끼고 나왔다. 아들 부부와 7살 손녀랑 같이 왔다”고 했다.

다른 투표소도 투표 열기가 뜨거운건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찾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제2동제3투표소도 유권자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투표소인 체육관 입구에서는 선관위 관계자가 체열을 진행하며 “1m 거리를 유지해라”고 사람들에게 안내했다.

인근 편의점에서 일한다는 하는 오모(52)씨는 밤샘 야근 후 퇴근길에 투표장을 찾았다. 오 씨는 “코로나19로 불안하지만 국민의 권리니까, 투표를 해야 한다”며 “투표를 안하면 상황은 더 좋아진다”고 했다. 이병난(75·여) 씨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투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후에 일하러 가야 하지만, 해야 하니까 투표소로 나왔다”고 했다.

비례 대표 참여 정당들이 많아져 투표용지가 길어졌지만 ‘이미 비례정당 후보들을 정해놓고 나와 투표하기가 어렵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선거 참여 정당은 35곳이며, 정당투표 용지 길이는 48.1cm가 됐다. 오모 씨는 “비례정당이 많긴 하더라 그런데 몇개 정당을 염두에 두고 그중에 고르니까 어렵거나 하진 않았다”고 했다. 생애 첫 투표라는 이동재(19) 씨 역시 “비례정당이 많아서 복잡하긴 한데 어디 뽑을지 정하고 와서 어렵지는 않았다”며 “가족들이랑 얘기를 많이 나누진 않고 각자 생각대로 뽑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투표율은11.4%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대 선거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coo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