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승리 vs 野 참패…주요 요인은
민주, 코로나 위기를 승리구호로 반전 시켜
국난극복 성공적…문대통령 국정성과 먹혀
통합, 공천갈등·막말로 경제 심판론 빛바래
여권 치명타 ‘조국 논란’도 제대로 활용못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왼쪽).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지난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당대표직 사퇴를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 |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치러진 총선은 여당이 외친 ‘국정 안정론’의 완승으로 끝났다. 반면 ‘경제 심판론’으로 반전을 노리던 야당은 참패했다.
이런 결과는 중도층의 표심을 여당은 잡았고, 야당은 잡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대전 등 중도층이 많은 대도시 지역의 민주당 완승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의 중간 평가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 상황을 ‘국난 극복론’과 ‘국정 안정론’으로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성과를 대통령과 여당의 공으로 적극 앞세운 것이 먹혔다는 평가다.
총선 직전 조국 사태 이후 여권에 비판적으로 돌아선 진중권 전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없었어도 민주당이 승리했을 거라 보는데 이렇게 압승까지는 하지 못했을 거라 본다”며 “물론 대통령도 평가할 부분이 있다. 전체를 지휘하는 건 대통령”이라고 분석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민께서 코로나19라는 국난 극복에 대한 의지와 기대가 큰 결과”라며 “선거 후반 네거티브 선거로 끌고 갔던 야당에 대한 기대가 많이 철회된 측면도 여당의 압승에 큰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경제 심판론’을 코로나19 사태로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반면 미래통합당의 패배는 공천 파동과 막말 논란 등 내부의 자중지란이 겹치면서 ‘경제 심판론’의 위력을 스스로 깎아내린 결과다.
외견상으로는 계파 논란을 잠재우고 또 개혁적인 공천과 물갈이를 단행했다고 스스로 평가했지만, 공천 결과가 몇 차례 뒤바뀌는 등 혼란한 모습을 보여주며 유권자, 특히 중도 무당층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 것이다. 텃밭인 대구경북과 경남에서 홍준표, 김태호 등 탈당 인사들이 통합당 후보를 이기고 당선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선거운동 기간 계속된 발언 논란도 한몫했다. 세대 비하 논란을 일으킨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나 세월호 유족 비하 논란의 차명진 경기 부천시병 후보 등은 막판 중도의 표심을 야권에서 떠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여권에 치명타인 ‘조국 논란’도 통합당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여권의 조국 옹호 대표주자들의 당선을 전혀 막지 못했다.
반면 통합당의 조국 저격수를 자임했던 후보들은 낙선을 면치 못했다. 안산 단원을에서는 조국 지키미를 자처해온 김남국 후보가 현역 통합당 박순자 의원에게 승리했다.
또 조국 ‘저격수’와 ‘호위대’가 정면 충돌한 경기 남양주병에서도 김용민 민주당 후보가 현역 주광덕 통합당 의원을 제쳤다. 최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