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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 2분기도 마이너스 가능성 커”…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워
뉴스종합| 2020-04-23 11:13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 결과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은행]

[헤럴드경제=서경원·홍태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지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2분기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에는 민간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률에 타격을 입었다면, 2분기엔 수출 악화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연간으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기대비 1.4% 감소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지난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서비스업과 민간소비 중심으로 위축 영향을 받았다”며 “중국(1분기 -6.8% 성장)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과거 성장 패턴을 추정해 볼 때 괜찮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총평했다.

2분기 전망에 대해선 “최근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심리위축이 완화됐고 경제활동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어 내수 위축 정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면서도 “한편으론 3월 중 고용이 크게 악화됐고,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내수에 다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엔 수출이 선방을 했는데 반도체가 효자 노릇을 한 영향이 있었지만 그 전에 계약했던 게 성사된 영향이 반영됐다”며 “4월 들어 수출이 감소를 나타내는 가운데 2분기부턴 반도체도 마이너스로 돌아서서 수출과 성장에 감소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점차 연간으로도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성장률이 -1.4%를 기록한 상황에서 올 성장률이 1%대로 올라서러면 2~4분기 성장률이 연속해서 0.6~0.7%대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0%대라도 기록하려면 올 1분기 정도의 경제 활동 수준이 2~4분기 이어지면서 3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나타내면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국장은 “2분기에 수출이 계속 안좋기 때문에 혹시 마이너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현실성이 높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더라도 올 하반기에 한은의 지난 2월 전망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이뤄질 경우 0%대 성장이 가능하지만 이 역시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박 국장은 연간 전망과 관련, “우리나라의 경제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고, 5월말 정도 세계의 코로나19 상황도 개선돼 하반기 수출에 영향을 준다면 성장에 있어서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도 언택트(untact·비대면) 이코노미 확산으로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면 아주 나쁜 성장 기록을 나타내진 않을 수 있단 기대를 해본다”고 밝혔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이날 1분기 결과에 대해 “이 정도면 양호한 수준으로 이런 시기엔 정상적인 상태에서 경험하지 못한 충격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의 성장은 결국 미국에 달려있는데 소비가 살아나면 마이너스 성장까진 가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은 “올 성장률의 관건은 2분기 마이너스 여부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 투입으로 성장률을 얼마나 메꾸느냐에 달려있고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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