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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인지능력 회복 가능…KAIST, 두뇌인지 조절 신경물질 발굴
뉴스종합| 2020-04-23 11:30

KAIST 생명과학과 이승희(가운데) 교수 연구팀.[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치매와 같은 뇌 질환자의 인지능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경물질이 발굴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은 두뇌에 존재하는 신경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이 두뇌 인지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뇌세포 대사기능을 억제하는 펩타이드인 소마토스타틴이 시각 피질의 정보 처리 과정을 조절하고 높일 수 있음을 규명했다.

현재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10명 중 1명은 치매 질환을 갖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손실, 인지 기능 및 운동기능 저하 등의 일상생활 장애를 유발해 그 심각성은 나날이 두드러지고 있다.

연구팀은 치매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소마토스타틴의 발현율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해 소마토스타틴에 의한 인지 능력 회복 가능성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소마토스타틴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중추신경계에서 존재한다. 특히 정상적인 포유류의 대뇌 피질에서 소마토스타틴을 발현하는 신경 세포인 가바(GABA)를 신경전달물질로 분비해 흥분성 신경 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정보 처리 정도를 조율한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가바의 효과에만 국한돼 동시에 분비될 수 있는 신경 펩타이드인 소마토스타틴의 고유한 효과 관련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실험용 생쥐에서 시각정보 인지 및 식별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 장비를 개발 및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쥐의 시각피질 또는 뇌척수액에 소마토스타틴을 직접 주입한 후 이를 관찰해 생쥐의 시각정보 인지 능력이 현저히 증가함을 발견했다.

이후 소마토스타틴의 처리에 따른 생체 내 또는 뇌 절편에서의 신경 세포 간 신경전달 효율의 변화를 측정하고, 해당 신경망을 연속 볼록면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소마토스타틴에 의한 시각인지 기능의 향상이 이루어지는 생체 내 신경 생리적 원리를 규명했다.

향후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두뇌 인지 기능을 조절 가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퇴행성 뇌 질환 등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장애 치료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뇌 기능을 높이고,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4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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