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5월 스마트폰 대전發 보조금 전쟁 ‘전운’
뉴스종합| 2020-05-04 10:26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스마트폰 매장들이 '공짜폰', '반값보상' 등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혜림·박지영 기자] “‘아이폰SE’요? 약정 2년에 카드 가입이나 이용, 기기 반납 없이 0원에 맞춰드릴게요. ‘갤럭시A51’도 0원 가능합니다.”

애플의 중저가폰 아이폰SE와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갤럭시A51이 사전예약에 돌입한 지난주 말,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선 ‘빵집(실구매가 0원을 뜻하는 은어)폰’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공시지원금이 책정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매장마다 “충분히 공짜폰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호언장담이 줄을 이었다. 공시지원금과 별도로 15%의 추가 지원금뿐 아니라 판매장려금까지 실어주겠다는 얘기다.

5월 스마트폰 대전이 벌어지면서 올 들어 잠잠했던 보조금 전쟁이 촉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중저가 라인업 ‘A 시리즈’, 애플 ‘아이폰SE’, LG전자 전략폰 ‘LG벨벳’ 등 스마트폰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동통신 3사 간 가입자 쟁탈 보조금 전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부 온·오프라인 스마트폰 판매점 및 대리점을 중심으로 보조금을 많이 실은 ‘공짜폰’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통사들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단말기 시장활성화를 위해 구형 5세대(G)폰에 최대 60만원의 공시지원금까지 지급한다.

대리점과 판매점은 이통사가 지원하는 공시지원금과 별도로 15%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공짜폰’은 유통점들이 소비자에게 15% 이외에 별도의 리베이트를 지급하면서 발생한다. 이통사들이 판매점과 대리점에 제공하는 대규모의 판매장려금이 리베이트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스마트폰 매장에서 손님들이 구매 상담을 하는 모습. [박지영 기자]

그동안 보조금은 대란은 프리미엄폰 위주로 형성돼왔다. 수십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살포되며 100만원대 스마트폰이 10만원대 저가폰으로 둔갑했다. 중저가폰은 실구매가가 낮아 대란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5월 중저가 및 가격 거품을 뺀 매스 프리미엄급 신제품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오는 6일과 7일 아이폰SE(출고가 53만9000원,64기가 기준), 갤럭시A 31·51(37만4000원·57만2000원)이 공식 출시되고, 7일 LG전자 LG벨벳(89만9000원)과 삼성의 ‘갤럭시A퀀텀’(A71·60만원대 예상)이 사전예약에 돌입한다. 자급제폰인 출고가 20만원대의 샤오미 ‘홍미노트9S’도 출시된다.

유난히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올해 초 코로나19가 시장을 덮치며 제조사들도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벌써 일부 구형폰은 30만원이 넘는 ‘차비’(페이백)까지 붙었다. ‘갤럭시S10’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할 경우 3만원 페이백을 해준다는 곳도 있다. 스마트폰을 사고 돈까지 받는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스마트폰의 판매를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보조금을 실을 수 밖에 없다”며 “한쪽에서 보조금 도발을 하면, 다른 제조사나 통신사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결국 보조금 경쟁이 촉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판매 부진에 중저가폰과의 경쟁까지 앞두고 있는 ‘갤럭시S20’는 출시 두 달 만에 공시지원금을 늘렸다. 판매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가 직접 이통 3사에 공시지원금 상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LG유플러스가 가입 요금제에 따라 32만6000~50만원으로, SK텔레콤이 28만5000~42만원으로, KT가 25만~48만원으로 공시지원금을 올렸다. 이에 일부 대리점에선 불법보조금까지 더해 159만원짜리 ‘갤럭시S20 울트라’가 40만원대(89요금제 기준)에 팔리기도 한다.

한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3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가 51만1206명에 달했다. 전월(43만9606명) 대비 16.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50만6840명 이후 40만명대로 떨어졌다가 3개월 만에 5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시장이 위축됐는데도 불법보조금이 조금씩 살포되며 판매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ri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