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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속기 전성시대 열린다…중이온·방사광 가속기 구축 박차
뉴스종합| 2020-05-09 11:37
내년도 완공을 목표로 조성중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 조감도.[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가속기는 원자핵이나 원자핵에서 떼어낸 양성자, 전자, 이온 등의 전기적 성질을 가진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을 사용해 빛의 속도(초당 30만㎞)에 가깝게 속도를 높여 충돌시키는 장치다.

가속기는 IT, BT 기술 등 사용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고 물질을 변화시키거나 신물질을 개발하는데 필수적인 실험장치다.

현재 국내의 경우 포항에 3세대‧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운용되고 있으며 경주에는 양성자가속기가 구축돼 운용중이다.

또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가 부산 기장에 구축 중이이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중이온가속기가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정부는 오는 2028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충북 청주에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중이온가속기와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면 국내 가속기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전망이다.

가속기는 종류별로 특성과 임무가 사뭇 다르다. 먼저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제거한 이온인 양성자를 빛의 속도로 쏘아내는 장치다. 이번에 개발된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 원자 핵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1초에 약 12경(12만 조) 개씩 빛의 속도의 43%에 달하는 초속 13만 ㎞까지 가속할 수 있다. 가속기가 설치·운영되면 초당 10경개 이상의 양성자를 가속시켜, 다양한 분야의 이용자들에게 대량으로 동시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반도체 초정밀 가공, 다양한 성능의 플라스틱 제조, 나노 입자 제조 등 미래 원천기술 개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채소 화훼류 새로운 품종 개발, 동위원소 생산 및 암 치료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충북 청주에 구축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조감도.[연합]

내년도 완공을 목표로 구축중인 중이온 가속기는 수소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원소들을 높은 에너지로 가속시켜 다른 원자의 핵에 충돌시키는 과정 등을 통해 원자 이하 크기인 펨토 미터(1천 조 분의 1 미터) 세계를 연구하는 거대 과학 장비다. 원자핵이나 소립자(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를 관찰하거나 새로운 입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부산 기장에 구축중인 중입자 가속기는 중이온 가속기의 일종으로, 탄소 이온을 빛의 속도의 70%로 가속한 뒤 환자의 몸 속으로 보내 암세포를 파괴하는 첨단 의료 장비. 주변 세포나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세포와 같은 특정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충북 청주에 조성되는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전자의 속도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끌어올려 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첨단연구 장비다. 가속기로 만들어낸 빛을 이용하면 일반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없는 물질의 미세한 구조나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으로도 불린다. 이차전지, 신소재, 반도체 등 에너지 분야와 물리, 화학, 생명공학 등 기초 과학 연구에 폭넓게 활용되며 바이러스 DNA구조 분석에 따른 신약개발에 필수 시설로 꼽힌다.

nbgkoo@heraldcorp.com

국내 가속기 구축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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