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코로나 백악관 문턱 넘었다…트럼프·펜스 핵심참모 감염
뉴스종합| 2020-05-09 07: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백악관에도 서서히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측근인 케이티 밀러(왼쪽) 공보비서가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걸로 확인됐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발(valet)을 드는 백악관 파견 군인이 양성 반응을 나타낸 이후 2번째 사례다. 케이티 밀러 공보비서가 케일리 매커네니(가운데) 백악관 대변인, 마크 쇼트 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서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핵심참모인 케이티 밀러 공보비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걸로 확인됐다. 이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고 수많은 시간을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보내는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의 아내다.

이에 따라 백악관의 업무동인 웨스트윙에서 일하는 참모진이 광범위하게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폴리티코·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과 진행한 백악관 만찬 자리에서 “훌륭한 젊은 여성인 케이티는 아주 오랫동안 검사에서 매우 좋았는데, 갑자기 오늘 양성이라고 나왔다”며 “나와 접촉하진 않았다. 부통령과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부통령 팀에 있는 한 직원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익명으로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신원을 특정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케이티 밀러(오른쪽) 미국 부통령의 공보비서와 그의 남편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의 모습. 스티븐 밀러 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의 설계한 핵심 인물 중 하나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AP]

케이티 밀러 공보비서 스스로도 NBC방송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고, 무증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검사의 개념이 꼭 훌륭한 건 아니기 때문에 검사는 완벽하지만, 좋게 나오는 것과 갑자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 사이에 뭔가가 일어날 수 있다”며 “그녀(케이티)가 최근까진 음성이었는데 추측컨대 어떤 이유에서 오늘 양성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마이크(부통령)도 이 사실을 알고, 그가 해야 할 일을 했다. 아마 비행기를 타고 있을텐데, 검사를 받은 걸로 알고 있고 음성이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케이티 밀러 공보비서가 전날 검사에선 음성이었고, 최근엔 대통령과 부통령을 접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아이오와로 떠나기에 앞서 케이티 밀러 공보비서의 확진판정 소식을 듣고 그와 접촉한 6명의 직원을 공군 2호기에서 내리게 했다. 이 때문에 출발이 한 시간 이상 지연됐다고 한다. 펜스 부통령의 아이오와 방문엔 소니 퍼듀 농림부 장관,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 등이 함께 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케이티·스티븐 밀러 부부와 아주 친한 사이라고 적었다. 지난 2월 이 커플의 결혼식에도 참석, 2시간 가량 머무르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과 긴밀히 국정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트럼프 행정부 이민정책의 핵심 설계자 중 하나다.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선임고문,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도 접촉 시간이 많다.

케이티 밀러 공보비서의 확진으로 백악관 근무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2명으로 늘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최근 백악관 의무부대로부터 백악관 경내에서 근무하는 군인 한 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앞으로 매일 검사를 받을 거라고 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공개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보건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마스크를 끼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백악관 측은 추가적인 감염자 발생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출입기자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했다. 케이티 밀러 공보비서가 전날 기자들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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