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코로나19로 중국 대졸자 최악의 취업난 우려
뉴스종합| 2020-05-14 14:58
[EPA]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대졸자 870만명이 최악의 실업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를 기록,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그 여파가 채용 시장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招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나 줄었다. 베이징대학 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해 그 감소율이 무려 27%에 달한다.

반면에 구직자의 수는 더욱 늘어나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람의 수는 70% 급증한 것과 같다고 자오핀은 밝혔다.

베이징대학 조사에 따르면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일자리 감소를 이끌었고, 교육, 정보기술(IT), 금융산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허난(河南)성의 대학생인 자오싱싱(24)은 "지난달부터 10여개 기업에 원서를 내고 5차례 면접을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3000위안(약 52만원)의 월급만 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대졸자의 평균 초봉은 월 5600위안(약 97만원)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교육부는 대졸 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영기업 채용확대, 군 모병 확대, 대학원 과정 확대 등의 대책을 최근 내놓았지만, 이것이 취업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경제 전문가 후싱더우(胡星斗)는 "올해 대졸자의 4분의 1가량인 220만 명이 미취업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대졸자의 취업난이 이렇게 심각해진 데는 대학생 수가 너무 많아진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노동력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명분 아래 1999년부터 대학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1998년에는 18∼22세 청년 10명 중 1명만 대학에 다녔지만, 2016년에는10명 중 4명이 대학에 다닐 정도로 대학생 수가 급증했다.

대학 교육을 마친 중국의 청년층은 원하는 일자리의 수준도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자오핀이 7600명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첨단기술 분야의 취업을 원했으며, 10%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일자리를 원했다.

하지만 중국 민간기업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급증한 대졸자를 모두 채용할 수 있을 정도의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았으며, 이는 결국 대졸자가 구한 일자리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말았다.

자오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를 구한 대졸자의 60%가량이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이나 배달 종사자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자오핀의 리창 부사장은 "대졸자들이야 원하지 않겠지만, 현재 대졸자들이 구할수 있는 일자리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판매원, 기능공 등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SCMP는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중국의 대졸자들은 고도 성장기에 자라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없는 세대"라며 "지금의 취업난은 그들이 처음으로 부닥치는 역경이 되겠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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