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주1회 등교라니, 학교가 문화센터인가?”…‘무늬만 등교’ 방침에 교사·학부모·학생 ‘혼란’
뉴스종합| 2020-05-19 10:02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을 이틀 앞둔 18일 오후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고 3은 매일 등교, 고 2 이하 초·중·고생은 격주나 5부제, 오전·오후반 등교를 선택해 운영하라는 ‘등교수업 운영 방안’을 발표하자 ‘무늬만 등교’ 방침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초 교육부는 ‘돌봄’을 이유로 초등 저학년의 등교가 고 3 다음으로 시급하다고 했지만, 돌봄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학교 4만곳의 문을 연 프랑스에서 일주일 만에 확진자가 70명이나 나왔다는 소식이 19일 전해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고 3은 입시나 취업 문제로 학교에서 지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하고, 고 1~2학년은 학년별 또는 학급별 격주 등교를 권장했다. 또 초·중학교는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주 1회 이상 등교하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학부모들은 ‘이게 무슨 등교냐’는 반응을 보인다.

학부모 문모 씨는 “학교가 문화센터도 아니고 주 1회 등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돌봄 걱정도 덜지 못하고 감염위험까지 감수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맞벌이부부인 최모 씨도 “지방의 시부모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주 1회 수업 들으러 아이를 데려오면 누가 아이를 돌보느냐”며 “오전·오후반 운영 시 오후에 등교해도 돌봄은 더 어려워지는데, 과연 누구를 위한 등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침은 서울시교육청의 가이드라인으로, 세부적인 등교 방식은 각급 학교가 정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하루 또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등교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불안해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등교 방식을 정하고 나섰다.

서울 수서에 위치한 학생 수 1000명이 넘는 A초등학교는 “밀접 접촉을 피하기 위해 수업시간 조정 및 원격수업 병행이 필요하다”며 등교 개학 시 적합한 수업 방식 설문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선택지는 격일제, 5부제(주 1회), 오전·오후 교차 등교, 전 학년 오전수업 등이다.

또 다른 B중학교도 주 2일, 주 3일, 주 4일, 격주 수업 중 선택하라는 설문지를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 벌써 평일에 주 5일 등교하기로 결정한 학교가 생기면서 감염위험에 반발하는 학부모도 생겨나고 있다.

20일 등교를 하루 앞둔 고 3 및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아직까지 세부적인 등교 방식 등이 정해지지 않은 곳이 있는 데다 프랑스에서 초등학교와 유치원 개학 후 확진자가 70명이 나왔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다.

한 고 3 학생은 “당장 내일 등교인데, 등교하기가 겁이 난다”며 “학교에서 등교 준비가 잘 됐는지도 모르겠고, 무증상 감염자를 걸러내기도 어려워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데 꼭 등교를 강행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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