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자공고문 10회, 계약서 1회 등 총 11회에 걸친 ‘지하주차장’ 표기
사라진 지하주차장에 대한토지신탁 “단순 오타 오기, 기망할 의사 없었다”
“102동은 평생 지하펌프로 물 퍼내야”…하자 민원도 쏟아져
입주자 충격으로 119에 실려가기도…함명준 고성군수, 준공 승인할까
[헤럴드경제(고성)=지현우 기자] 강원 고성 봉포스위트엠 지하주차장 미설치 논란(본보 5월 18일 온라인 단독 보도)과 관련해 입주자대책위는 “모집공고문 총 10회, 계약서 1회 등 총 11회에 걸쳐 지하주차장으로 표기됐다. 고성군 홈페이지에 기재돼 있는 시행사 분양소장 명의 공문에도 ‘지하’로 표시됐다. 사기 분양인데 절대 준공 승인을 내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입주 예정자들의 거센 항의에 봉포스위트엠 측은 ‘오타·오기’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지하주차장’이라는 표현이 수차례 기재됐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입주자 대책위는 더불어민주당 함명준 고성군수가 준공검사를 내주면 안 된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입주자 대책위는 26일 “함 군수와 면담은 했으나 고성군은 요즘 ‘중립’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며 “4·15 재선거로 선출된 함 군수가 집단민원 현장에 4월 20일 한 번 나오고, 문제가 크게 불거진 5월에는 단 한 번도 현장 행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송영찬 고성군수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헤럴드경제에 “함 군수가 지나가는 길에 (현장을) 봤다”고 답했다. 집단민원이 발생한 현장을 군수가 직접 찾아 대화 등 문제해결 노력을 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항까지 말할 사항이 아니다”고 발뺌했다. 입주자 대책위는 “민원을 제기한 뒤 4월 20일께 함 군수가 현장에 한 번 방문해 20분 동안 머물다 간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입주자 대책위는 공사 하자 부분도 지적했다. 4개동 184세대가 분양된 가운데, 102동의 지하에 누수 사항을 발견하고 전선이 있는 배전반에서 물이 새는 동영상을 제출했다. 건물 내부 및 배수 처리 시공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요청에 고성군은 “지질검사 결과, 지하 2~2.4m 지하수위가 측정돼 지하층이 있는 102동에는 배수 처리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입주자 대책위는 “시행사 등이 지금은 누수 부분을 고쳤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하지만 장마 때마다 지하 배수펌프를 작동해야 하는 비용과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이 밖에도 용촌리에서 ‘아파트 좌회전 대기차선 연장 확장’ 요청에는 “현장 확인 뒤 2021년 사업에 반영해 추진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봉포스위트엠 입주자 대책위. |
지난 21일 오후 1시에 열린 시행사, 대한토지신탁, 입주자대책위가 모인 자리에서는 4시간 동안 설전이 벌어졌다. 대책위는 “시행사나 대토신에서 ‘죄송하다’는 잘못 인정 발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 수분양자가 충격으로 실신해 119에 실려가기도 했다.
26일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이훈복) 명의로 입주자대책위에 보낸 ‘고성 봉포스위트엠 오션파크 단지 내 개선사항 알림’이라는 문서에는 ▷울타리 펜스 특화 ▷분리수거함 1개소 추가 설치 ▷주민카페·경로당 등 주민 공동시설 내 편의·가전지구 설치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하 배수펌프를 영구적으로 설치할 경우 비용 부담에 대한 민원은 ‘준공 이후’ 입주자 대표회의가 구성된 시점에 진행한다고 담았다.
군인공제회가 100% 출자한 대한토지신탁은 “지하주차장 표기의 오타·오기 등으로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세대에 대해서는 당사는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 당시 지하주차장으로 본 사업을 계획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수분양자들을 기망하기 위한 의사가 없어 해당 계약 해지 주장 세대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추후 개별적으로 해당 세대에 통지하겠다”고 했다.
입주자 대책위 한 관계자는 “사흘밖에 남지 않은 준공 승인날짜에 맞추기 위한 꼼수”라며 “함 군수가 이 같은 집단민원 취지를 이해하지 않고, 입주자 모집공고문은 관청 승인 사항인데 이러한 점을 무시한 채 또 준공 승인을 내줄 경우 민·형사상 소송을 군청을 상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deck91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