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웹툰, 지배구조 전면 개편
美 법인 글로벌 웹툰 사업 총괄
美 거점 국내외 웹툰 IP 활성화
‘웹툰 한류’ 글로벌로 확대 목표
네이버가 ‘웹툰’을 앞세워 디즈니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웹툰’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웹툰’ 의 ‘베이스캠프’를 디즈니 안방인 미국에 만들어, 아시아·유럽· 남미까지 ‘웹툰 한류’ 열풍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웹툰 ‘베이스캠프’ 미국으로= 네이버는 28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웹툰 사업의 지배구조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골자는 미국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을 웹툰의 글로벌 사업의 거점으로 삼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웹툰 사업을 진행하겠단 의지다.
미국법인이 글로벌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구조로 바뀐다. 미국 법인 아래, 한국·일본·중국 등 지역별 웹툰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을 배치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미국법인은 라인(LINE Corporation)이 보유하고 있는 웹툰 서비스 일본 법인(LINE Digital Frontier)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 형태로 인수한다.
이어 라인에 신주를 발행해 웹툰서비스 일본법인을 자회사로 둔다. 신주(보통주식)의 수는 7007만2733주로 1주당 액면가액은 12원이다. 1주당 액면가액은 미화기준 액면가액에 이사회결의일의 환율(1237.10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다.
▶美 Z세대 사로잡은 웹툰…디즈니 ‘안방’ 공략= 네이버가 웹툰 사업의 거점을 미국으로 삼은 것은 디즈니, 넷플릭스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한 가운데에서 ‘웹툰’ 장르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단 의지다.
네이버는 미국 시장에서 웹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모바일 플랫폼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미국 ‘Z세대’를 정조준한 전략이 적중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뜻한다. 모바일 플랫폼 사용에 특히 친숙하다. 현재 네이버웹툰의 미국 사용자 중 75%가 Z세대다.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네이버웹툰 북미 월간사용자(MAU)는 1000만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유료 결제자는 3배, 결제액은 2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위해서도 미국은 최적지다. 웹툰 미국 법인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 웹툰 지적재산(IP) 활성화 및 글로벌 웹툰 시장 저변 확대에 집중한다. 웹툰은 작가의 역량이 최우선시되는 산업인만큼, 다양한 문화권의 엔터테인먼트 분야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점도 미국을 선택한 이유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은 보다 빠르게 미국을 거점 지역으로 안착시키고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IP 비즈니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웹툰 한류’ 바람…종주국 자부심, 세계로= 이번 지배구조 재편에는 글로벌 콘텐츠로서 ‘웹툰’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
웹툰의 ‘한류 바람’이 거세다. 웹툰은 한국 토종의 새로운 콘텐츠다. 2004년 출시된 네이버웹툰은2014년 글로벌 플랫폼 ‘라인 웹툰’을 런칭하며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해외 진출 4년만에 글로벌 월간순방문자수(MAU) 5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전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만화 앱 분야 수익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MAU는 6200만 명에 달한다. 글로벌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급증했다.
네이버웹툰의 대표적인 글로벌 성공 사례는 ‘신의 탑’이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신의 탑’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전 세계 누적 조회 수 45억 뷰를 돌파했다. 한·미·일에서 1화가 공개된 후 미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올랐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신의 탑’과 관련해 “에피소드가 끝날 때, 이 이야기가 어떻게 주간 500만 명의 독자들을 사로잡았는지 이해하게 됐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웹툰 MAU가 해외에서 많이 증가했다”며 “좀 더 잘라서 DAU(일간활성이용자수)도 보는데 북미와 유럽 DAU가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이 부분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