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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화된 조직문화, 협의구조 만들것”정민근 부회장의 한공회장 출사표
뉴스종합| 2020-05-29 11:33

지난 4년간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에서 직무부회장과 미래전략부회장을 역임한 정민근(사진) 딜로이트안진 부회장이 한공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대형 회계법인과 중견·중소회계법인 간 상생을 추진해 온 미래전략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공회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그동안 경직되고 관료화된 한공회 조직 문화를 바꿔 회계사들의 권익 향상에 적극 나서겠다고도 했다.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난 정 부회장은 회계산업이 지나치게 ‘통제산업’화 됐다고 강조했다. 외부감사인에게 과도한 민·형사상 법적 책임과 행정책임이 부과돼 회계사들의 원활한 업무를 가로막고 있다며, 그 원인이 한공회의 소극적 대응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른 전문가 단체들과 달리 한공회는 당국에서 내려온 규제를 수용해 왔고 그것들이 중첩되고 쌓여 지금에 이르렀다”며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감독당국과 협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선이 시급한 규제로는 상장법인 감사인 등록제를 꼽았다. 현행 등록 요건에서는 감사품질 관련 외에 조직이나 급여, 배당 방식 등 경영관리 측면까지 규제하고 있어 중소회계법인의 실정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모별로 등록 요건을 차등화하고 감사품질과 관련 없는 과도한 등록 요건은 철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반감사기준에 비해 실효성이 있는 중소기업용 감사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내 1위 대기업인 삼성전자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현행 감사기준이 자산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에도 적용돼 비효율적이라는 진단이다. 정 부회장은 “새 감사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준 선정부터 금융위원회 승인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하지만,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수의 경쟁후보들이 공약한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 감축’과 관련해서는 “여러 요건을 고려했을 때 매년 800~1000명 수준에서 시장 상황을 보면서 매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표준감사시간제 도입 등으로 회계사 일손이 필요해진 것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감사보조자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 회계 데이터 입력 작업 등은 회계사가 아닌 감사보조자가 할 수 있도록 조정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주기적 지정제 원년인 올해 회계 감사가 잘 안착될 수 있도록 할 적임자”라고 자평하고, “당선시 딜로이트안진에서 퇴사해, ‘비상근 명예직’이 아닌 ‘일하는 상근회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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