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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유족회장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생전 윤미향·정대협 무서워해”
뉴스종합| 2020-06-01 16:54
양순임(오른쪽) 사단법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장이 1일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의 한 식당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전신)의 해체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인천)=박상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할머니들이 생전에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전신)과 윤미향을 상당히 두려워했다. 즉각 해체돼야 한다. 정부에서 더 이상 이 단체에 지원금을 보내서는 안 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들의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희(이하 유족회)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하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과 정대협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족회는 이날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 알프스 식당에서 회견을 열고 “우리 유족회가 정대협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고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노력해 왔다”며 “정대협이 이 모든 것을 송두리째 훔쳐 가 자신들을 위해 치부해 온 또 하나의 부정의롭고 불의한 이익단체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30년 동안 할머니를 위해 도대체 무슨 성과를 거뒀는가”라며 “우리 유족회가 추진해 온 역사와 기회를 중간에서 가로챈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의연은)해체 외에는 답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회견에는 양순임(76) 유족회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2명이 참석했다. 양 회장은 이날 소복을 입은 채 회견장에 나타났다. 유가족 두 명은 마스크를 써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그간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단법인인 유족회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 전후 군인, 노무자, 여자근로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1973년 만든 단체다.

특히 양 회장은 “‘죽으면 (충남 천안)망향의동산에 묻어 달라’는 고(故) 강순애 할머니의 유언을 정대협과 윤미향은 정대협 소속이 아니라 유족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무시해 왔다”며 “강 할머니는 결국 납골당에 안치됐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정대협과 윤미향은 수십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피해자 중심의 단체가 아닌 권력 단체로 살찌웠다”며 “그동안 수많은 세월 동안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혈을 빨아 왔음에도 정대협(정의연)이 계속 존속된다면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할머니들은 마지막 고혈까지 빨리며 이 단체의 내일을 살찌우는데 희생돼 쓸쓸히 죽어 가는 비극(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처럼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도덕성을 상실했다”며 “모든 국민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이 단체가 존속되는 것은 앞으로도 국민들을 계속 속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석한 유가족들 역시 정대협(정의연)과 윤 의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모 할머니의 딸 김모(74) 씨는 이날 회견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 지금까지 관심이 없었지만 TV를 보니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며 “어떤 사람은 집을 몇 채씩 사고 거기다가 그 돈으로 자식 유학을 보내지 않았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누구는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누구는 (생활고에)쩔쩔 매고 정말 분하고 억울하다”면서 “우리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지만 자기(윤 의원)는 할머니들 모시고 다니면서 기부금, 후원금 다 자기가 쓰고 있지 않나. 그런 돈은 다 (피해자들에게)나눠 줬어야 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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