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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항아리케밥” 터키 그때 그 미식, 사진으로 되뇌는 풍미
라이프| 2020-06-01 18:05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아, 항아리케밥 먹고싶다. 카파도키아 가는 길, 항아리 케밥은 한식 75%, 양식 25%의 하모니였어. 지친 우리에겐 희망의 빛, 폭풍흡입했었지. 카파도키아는 아시아잖아. ^^”

고구려의 이웃으로 ‘돌궐’로 불리다 서진한 터키의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생각하는 특성이 있다. 피데에 고기와 야채를 싸 먹는 케밥에서 부터 우리의 양념치킨, 찜닭 비슷한 것, 고추장 닮은 소스, 피데조각속에 고기를 넣어 튀긴 것, 아이스크림 장난하던 그 총각의 우정어린 표정 등등..

터키문화관광부는 1일 여행 단절 100일을 넘기면서 사진과 관광부 제공정보를 통해서라도 그때 그 풍미를 되뇔수 있게 미식을 소개했다.

터키는 이날 부터 국내 도시 간 철도 이동, 식당 영업을 재개했고, 술과 물담배를 파는 가게는 여전히 영업제한을 시행중이다.

터키 문화관광부가 소개한 음식은 ▷과거 실크로드가 지나던 터키의 대표 미식 도시, ‘가지안테프(Gaziantep)’ ▷에게 해(Aegean Sea)와 카즈(Kaz) 산에서 얻은 신선한 식재료를 기반으로 다양한 미식을 선보이는 ‘트로이(Troy)’ ▷열기구 외에도 독특한 조리법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Cappadocia)’의 미식이다.

아! 항아리케밥

▶열기구보다 유명한 카파도키아의 대표 만찬, ‘항아리 케밥과 투라산 와인’

터키 현지인들에게 카파도키아는 기암괴석의 장관을 자랑하는 열기구 투어보다 지역 명물인 항아리 케밥과 와인으로 더 유명하다. 아나톨리아(Anatolia) 고원 한가운데에 자리한 카파도키아 지방 사람들은 예로부터 강에서 얻은 붉은 진흙으로 도자기를 생산한 ‘아바노스(Avanos)’ 마을의 도기를 식사와 요리에 사용해왔다.

원래는 커다란 냄비형 도기에 만든 음식을 담았는데, 모두에게 동일한 양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작은 도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항아리 케밥으로 불리는 테스티 케밥(Testi Kebabı)이 탄생했다.

항아리 케밥은 재료를 꼬치에 끼워 직화로 익혀 내는 일반적인 케밥과 달리 항아리 모양의 작은 도기 안에 고기와 야채를 넣고 화덕에 넣어 익혀내는데, 따뜻한 국물과 함께 스튜처럼 즐길 수 있어 이색적이다. 먹기 전 항아리를 쪼개는 이색 퍼포먼스 또한 눈길을 끈다. 여행 예능 ‘짠내투어’ 일행들이 일제히 감탄했던 음식이다.

망치로 항아리의 가운데를 톡톡 치면서 상단부를 들어 올리면 보글보글 끓고 있는 따뜻한 케밥의 모습이 침샘을 자극한다. 식당 앞마다 수북하게 쌓인 깨진 항아리 더미와 그 위에 각국의 언어로 적혀 있는 손님들의 메시지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또한, 카파도키아는 7000여 년의 유구한 와인 역사를 가진 곳으로 직접 재배한 터키 토종 포도로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해왔다. 특히,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와이너리인 투라산(Turasan)의 와인은 카파도키아의 자랑거리다.

카파도키아의 대륙성 기후와 척박한 화산 토양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투라산 와인은 특유의 짙은 향과 맛으로 터키 전역에서 사랑받는다.

가지안테프의 양고기 수프, 베이란 초르바스

▶유네스코가 인정한 미식 도시 가지안테프의 특별한 아침, ‘베이란 초르바스와 카트메르’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미식 분야 창조 도시(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이자 터키의 대표 미식 도시이다. 과거 실크로드가 지나던 곳답게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한 조리법이 발달해 보통의 터키 음식보다 풍미가 강하다.

이러한 가지안테프의 미식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음식은 양고기 수프, 베이란 초르바스(Beyran çorbası)다. 일반적인 터키식 아침식사는 여러 종류의 치즈와 버터, 터키식 스크램블드에그, 전통 빵 시미트와 차이 등으로 구성되는데, 가지안테프에서는 주로 베이란 초르바스를 아침 식사로 즐긴다.

잘게 찢은 양고기와 쌀, 마늘, 고추, 양고기 육수 등을 넣고 저온에서 10시간 이상 푹 끓여내는 전통 요리로, 우리나라의 육개장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양고기의 감칠맛에 다양한 향신료가 더해진 깊은 풍미가 활력을 북돋워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지안테프의 또 다른 대표 메뉴는 특산품인 피스타치오가 듬뿍 들어간 카트메르(Katmer)다. 카트메르는 얇은 밀가루 반죽 위로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와 카이막(Kaymak)이라는 터키 전통 우유 크림을 넣고 튀겨낸 달콤한 음식이다. 신혼부부들이 결혼 생활에서 기대하는 달콤함을 상징해 결혼 첫날밤 이후 처음 먹는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에게 해가 느껴지는 트로이의 별미, 블루피시 필라프

▶바다와 산이 만난 고대 도시 트로이의 별미, ‘블루피시 필라프와 에지네 치즈’

고대 도시 트로이가 있었던 터키 북서부 지역은 에게 해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와 카즈 산에서 이어지는 평야에 방목한 양과 염소의 젖으로 만든 치즈가 유명하다.

그중 블루피시 필라프(Bulefish Pilav)는 트로이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에게 해에서 잡히는 생선을 필라프(Pilav)에 곁들인 요리이다. 터키에서는 전통적으로 버터에 쌀을 볶아낸 후, 육수를 부어 익혀내는 필라프 요리가 발달해왔다.

블루피시 필라프는 쉐리예(şehriye)라고 불리는 쌀알 모양의 작은 파스타면과 쌀을 섞어 만든 필라프 위에 노릇하게 구워낸 블루피쉬를 얹어 함께 쪄내는데, 요리 한 그릇에 에게 해가 통째로 담겨있다고 할 만큼 영양가가 높다.

에지네(Ezine) 지방의 치즈 또한 오래전부터 즐겨온 이 지역의 별미이다. 에지네 치즈는 전통적으로는 염소와 양의 젖을 섞어 만들었고, 요즘은 소의 젖도 사용한다. 일반적인 터키 치즈 중에서도 진한 맛과 향을 자랑해 터키 사람들은 에지네를 치즈의 고향으로 여기기도 한다. 에지네 지방의 치즈전문점은 치즈의 단단함이나 지방 함유량, 염도 등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치즈를 자랑한다. 현지에서는 터키식 전채요리인 메제(meze) 또는 멜론, 수박 등과 함께 여름철 별미로 즐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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