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IT과학칼럼] ‘미래의 원동력’ 미세조류
뉴스종합| 2020-06-04 11:31

미세조류는 지구 대기환경 조성에서부터 육상 및 수생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과 생산성을 결정짓는 중추적인 생물로 알려져 있다. 광합성 생물인 미세조류는 빛에너지 및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와 유기 고분자물질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다. 이 같은 효용성으로 미세조류를 인공 배양해 바이오 유용물질 생산에서부터 환경문제 해결 등 다각적 방면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제안되고 있으며 생물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미세조류 연구에 대한 국제적인 노력은 지난 10년 정도 기간에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대형 연구투자들과 궤를 같이한다. 2010년 전후로 시작되었던 미세조류 연구사업들의 최우선 목표는 바이오연료 생산이었다. 석유 가격 하락에 따른 바이오매스 기반 바이오화학제품의 경제적 불합리성이 존재함을 상기할 때 향후 연구·개발의 초점은 미세조류 바이오매스의 추출·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효율적으로 수득하고 상업화하는 방향으로 옮겨질 필요가 있다. 특히 유용물질을 제외한 잔사 바이오매스의 경우 생산 공정에서 상당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향후 개발 전략은 대사공학 기반 유용물질 함량의 증대뿐 아니라 유용물질의 추출 후 남는 잔사 바이오매스의 상업화까지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미세조류 유래 유용 소재의 생산 시스템을 현재 박테리아 및 효모 기반의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그 규모와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 발전 여지가 많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라 미세조류 조성 물질의 확대 생산뿐 아니라 의약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외래물질을 포함한 소재 다양화의 측면도 향후 연구·개발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특히 식물 유래 유용물질 생산 공정과 비교했을 때 미세조류 생산 플랫폼은 경작용 토지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며, 미세조류 기반 식물 유래 항생·항암물질을 포함한 유용 고부가 물질의 생산을 달성할 경우 경제·산업적 파급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여러 정부 부처의 투자로 미세조류의 산업화는 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외의 기술 개발 사례와 비교했을 때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기술적 성장을 달성한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러한 성장 모멘텀을 계속 유지해 미세조류 산업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중장기 연구 지원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용 미세조류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유전자, 물질 스크리닝 및 분석을 위한 장치와 개량된 형질전환체를 산업 스케일에 적용하기 위한 검증용 대량 배양설비를 포함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대사공학을 통해 개량된 형질전환체의 산업 스케일 적용 가능성 검증을 위해서는 유전자 변형 생물 관련 규제 및 법령 정비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이 계속될 때 첨단 기술 선점과 미세조류의 산업화를 근시일 내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빛으로 가동하는 바이오 소재 산업을 꿈꿔본다. 미세조류는 수 마이크로의 작은 몸집에서 수십만가지의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고효율의 경제성이 탁월한 광합성 생명체다. 공장에서 화학적으로 제조된 공산품이 아닌, 미세조류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바이오 소재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김희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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