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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생명, GA 피플라이프 인수 나선다
뉴스종합| 2020-06-08 10:32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생명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이 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저금리에 따른 재무 부담을 특유의 영업력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피플라이프를 인수, 영업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피플라이프 역시 최근 자본 잠식으로 자본 확충이 시급하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피플라이프 인수를 실무선에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은 시행착오 없이 사업을 확장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검증된 곳이라면 더 좋을 것”이라면서 “ 다만 현재로써는 검토 수준이고 아직 결정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피플라이프는 삼성생명 출신인 현학진 회장이 지난 2003년 설립한, GA업계 10위사다. 내방형 점포·정규직 설계사 도입 등 파격적 실험으로 최근 몇년간 브랜드가치 평가에서는 1위를 고수했다. 현재 109개 점포가 있으며 연내 2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확장은 막대한 비용을 유발했다. 피플라이프의 지난해 말 영업손실이 266억원에 달해 3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손금이 마이너스 315억원에 달해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지난해 재무적 투자자(FI)로 유치한 사모투자펀드(PEF) 코스톤아시아의 투자금 회수도 문제다. 코스톤아시아는 현 회장 일가에 이은 피플라이프의 2대주주다. 지난해 1월 발행한 56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는 회계 기준이 변경되면 부채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피플라이프는 2022년 하반기 또는 2023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 상황에서는 상장에 성공하기 어렵다.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에 단순히 돈만 내는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1분기 한화생명은 순이익 4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억원 증가했다. 덩치를 감안하면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그나마 금융자산 처분에 따른 이익으로 보험영업 실적 증가가 절실하다.

피플라이프는 이미 한화생명의 중요한 채널이다. 피플라이프의 1분기 매출에서 한화생명은 5억4900만원으로, 메트라이프생명(6억원)과 선두를 다투고 있다.

피플라이프는 지난 2018년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의 매각이 추진됐지만 성사되진 못했다. 당시 현 회장 측은 인수가로 3000억원가량을 희망했지만 MBK가 제안한 가격은 그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는 그때보다도 재무구조가 더 나빠진 상황이다. 적자인 피플라이프에 한화생명이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태로 피플라이프는 기업공개가 어렵다. 상장이 안 되면 자력으로는 우선주와 파생상품 부채를 갚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화생명의 투자로 자본 잠식을 벗어난다면 이후 상장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이뤄질 수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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