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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58% 하반기 R&D투자 축소…지원책 마련 절실
뉴스종합| 2020-06-08 16:57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하반기 R&D에 대한 투자 및 채용 감소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연구소 보유 기업 1221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R&D 활동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 감염사태가 R&D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 기업의 63.7%(777개사)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3월 1차 조사 시 부정적 응답이 79.8%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다소 완화된 수치다.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기업도 6.5%로 나타나, 1차 조사 2.4%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기업의 12.2%가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해 가장 높았으며, 건설은 긍정응답이 2.5%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특히 정보통신 기업은 1차 조사에서 부정응답이 85.3%에 이르고 긍정응답은 0.6%에 불과했으나, 2차 조사에는 부정응답이 57.4%로 감소하고, 긍정응답이 12.2%로 상승하며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언텍트 산업이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정부의 강력한 육성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본격화되면서 R&D투자와 연구원 채용의 위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58.0%가 계획보다 R&D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51.5%는 연구원 채용도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3월 조사보다 R&D투자 축소 응답은 10.3%p, 연구원 채용축소 응답은 10.2%p 각각 상승한 것이다.

규모별로는 대·중견기업의 50.9%가 R&D투자에서 계획보다 감소할 것으로 응답했는데, 이는 3월 조사의 34.4%보다 16.5%p 높아진 수치다. 신규인력 채용 또한 49.1%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3월 조사의 축소 전망 36.2%에 비해 12.9%p 높아졌다.

중소기업 또한 R&D에서 투자 및 인력채용 모두 부정적 응답이 늘어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50%를 넘어섰다. R&D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중소기업은 58.4%로 3월 조사의 48.2%보다 10.2%p가 증가했다.

연구인력 변동과 관련해서는 14.6%가 최근 3개월내 연구원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8.2%가 연구원 휴직을 시행하며 15.5%가 연구원 휴직시행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R&D투자 여력이 약화되자, 기업들은 장기 프로젝트를 축소하거나 외부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34.6%의 기업은 미래를 위한 R&D를 축소하고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R&D를 재편하고 있으며, 14.2%는 프로젝트의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49.4%의 기업은 부족한 R&D자금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한다고 응답했으며, 정부 R&D사업을 활용하다는 기업도 4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의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기업들은 당장 연구인력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76.5%)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으며, 다음으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정부 R&D사업의 확대(51.8%)를 주문했다.

기업별로는 대중견기업은 R&D세지지원 확대(61.8%),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61.8%)을 시급한 지원정책으로 꼽았다. 중소기업은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77.2%), 정부 R&D사업 확대(52.4%)의 순으로 꼽았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최근 기업의 R&D는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아지고 단기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되는 불황형 R&D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19시대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R&D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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