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여름이면 치솟는 냉면값…한 그릇에 1만4000원, 올해도 가격 올리나?
뉴스종합| 2020-06-15 09:57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코로나19 때문에 경기도 안 좋은데 가격 올리면 난리나죠”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P면옥은 올해 평양냉면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맞은 성수기 손님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P면옥 사장은 “우리 가게도 지난 3월 직원들에게 무급 휴가를 줄 만큼 어려웠는데 손님들도 힘든 시기지 않냐”며 “가격 올리면 손님 줄어서 사장도 힘들어진다”고 했다.

여름철만 되면 치솟았던 냉면 가격이 올해는 잠잠하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냉면에 사용하는 식자재 값이 올라 가격 동결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매년 오르던 냉면 가격을 이제는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기값 올라 육수 내기 힘들어”

지난 12일 헤럴드경제가 수도권 유명 평양냉면집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올해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았다. 1만4000원에 냉면을 판매 중인 유명 평양냉면집 봉피양, 우래옥도 현재까지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1만2000원에 판매 중인 남포면옥, 을지면옥, 을밀대도 작년 가격을 유지 중이다. 진미평양냉면, 동무밥상도 1만1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을 인상한 가게들도 일부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전인 1월에 단행했다. 1만3000원으로 작년 가격보다 1000원 올린 능라도 마포점은 설 연휴(1월24~27일) 이후에,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린 분당 윤밀원은 지난 1월 1일에 가격을 올렸다.

[디자인=김빛나 기자]

하지만 점주들은 냉면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냉면의 주 재료인 메밀과 육수를 낼 때 사용하는 소고기 부분육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탓이다. 서울 송파구 O면옥 사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육수를 낼 때 사용하는 소고기 양지, 사태 가격이 많이 뛰었다”며 “아무래도 여파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소고기 가격은 긴급재난지원금이 배포된 5월 중순을 기점으로 상승하고 있다. 1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부분육 1㎏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6만7076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일 가격 5만7461원보다 1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지난 5월 22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7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원가 인상 영향으로 서울 송파구 M면옥은 지난 13일 평양냉면 가격을 한 차례 올렸다. M면옥 사장은 “식자재 가격 인상 등의 요인으로 1000원 올려 1만원에 받기로 했다”며 “인근 직장인을 상대로 주변 가게들 경쟁이 치열해 이 정도만 올렸다”고 했다.

한 그릇에 1만4000원…여전히 비싼 냉면
[디자인=김빛나 기자]

이처럼 대부분 평양냉면집들이 성수기를 앞두고도 일제히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냉면 가격은 여전히 비싼 편이다. 한 그릇에 1만원이 훌쩍 넘는 평양냉면은 소비자 입장에서 여전히 부담스럽다. 일부 유명 점포들은 1만4000원에 달한다. 특히 밑반찬이 다양하게 나오는 다른 한식과 비교했을 때 더욱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평소 평양냉면을 즐겨먹는다는 직장인 이모(38)씨는 “올해 평양냉면집 대부분이 작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비싸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며 “지금보다 가격이 더 오른다면 아무래도 자주 먹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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