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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40대 중후반 배우, 역할 맡기 힘들지만 차별화된 작품·역할 찾겠다"
엔터테인먼트| 2020-07-01 16:08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굿 캐스팅’은 현장에서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던 여성 국정원 요원 3인방이 우연히 현장으로 차출되며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였다.

배우 김지영(45)은 최강희 유인영과 함께 액션과 웃음을 선사하며 호평받았다. 김지영이 맡은 황미순은 파견직 청소용역 직원으로 변장하며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는 일하느라 여고생 딸이 학교폭력의 피해자임을 모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향점과 공동목표는 있지만 현직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어서 좌충우돌하기도 한다. 그 점이 감상포인트다. 특히 황미순은 국정원이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다. 나 또한 실제 자식을 기르는 커리어우먼이라 공감이 갔다.”

김지영은 “자식을 다 껴안을 수는 없다. 부모라고 해서 자식의 모든 걸 책임질 수는 없다. 어떻게 다 처리할 수 있나? 꾸준히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극중에서 내딸이지만, 나도 모른다. 지레짐작으로 오류를 범한다.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대해주면서 관심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데, 황미순은 일을 하느라 그 부분을 놓쳤다.”

김지영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할 말이 많았다. 그는 꽉 막힌 엄마가 아니라 아이들과 소통이 잘되는 열린 엄마였다.

“아이들의 잣대가 있는데 부모는 많은 대화 없이 섣불리, 너는 됐고 내가 알아서 처리할께 라고 말하기 쉽다. 그들 안에 회복할 수 있는 힘까지 있다. 엄마 시각으로만 처리하면 안된다.”

김지영은 이번 드라마에서 물리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환풍구에서 옥 소장의 동태를 관리하는 등 다양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연기였다.

“환풍구에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가 힘들어 밥 먹을 때도 나 음료수 하나 던져줘라고 말하고 따로 먹었다. 환풍구 속에서 기어갈 때마다 살이 까졌다. 장시간 몸이 구겨져있었다.”

특히 황미순의 인생, 즉 처해있는 상황에 충실히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왕년 국정원 시절에는 날랐지 라는 ‘라테’ 세대 면모를 보이지만, 국정원 요원이기 이전에 생활인이다. 대출금을 갚아야 하지, 자기 상황에 충실했다. 찬미(최강희)와 예은(유인영)이 각자 로맨스가 있었다면, 나는 딸과 아픈 로맨스를 펼쳤다”고 전했다.

김지영은 “‘굿캐스팅’은 모두가 주인공이다. 사건에 완전히 집중하지 않고 많은 캐릭터의 특성과 러브라인까지 있다. 이 정도면 30부작 정도는 해야 된다. 감독님이 예능 PD 출신이라 아이디어가 넘친다”면서 “그래서 시즌2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한 김지영은 1996년 드라마 ‘전원일기’에 영남·복길이 커플로 연기호흡을 맞춘 4살 연상 배우 남성진과 2004년 결혼했다. 결혼하고도 배우 생활은 계속 했지만, 어느덧 일일 또는 주말 연속극을 주로 하는 배우가 됐다.

“드라마는 4년만에 했다. 60부~120부의 연속극을 연기하면서 매번 새로운 감정일 수는 없다. 내 스스로가 지겨워져갔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상처럼 돌아가는 것에서 탈피하려고 했다. 그러다 예능도 시도하게 됐고, ‘굿캐스팅’을 만났다. 영화도 김희정 감독을 만나 ‘프랑스 여자’에 출연하게 됐다.

김지영은 40~50대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작품이 별로 없다고 했다. 남성 중심의 작품들이 많고 40대 중반 여배우들은 낀 세대라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40~50대 배우로 고민이 많았다는 얘기다.김지영은 “주인공과 단역이 있지만 역할의 경중은 없다. 중요한 건 만들고자 하는 작품이다. 전개 이유와 방향성이 이해되어야 한다. 그럴 때 작품을 하게 된다”고 했다.

배우 가족으로 살고 있는 김지영은 “모니터는 몰래 한다. 서로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칭찬만 한다”면서 “결혼을 안한 후배들에게 한마디 하라면, 업종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면 일에 대해 이해를 잘하고, 더 중요한 것은 시부모님이 잘 이해해주신다는 것이다. 가족을 무시하고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영화 ‘프랑스 여자’에 대해서는 “배우로서 고민이 많았던 순간, 찾아온 보석 같은 작품이다. 배우인생 2막을 열어 준 소중한 작품. 영화를 보는 각각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안식과 용기를 찾을 수 있기를 마음 깊이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 JTBC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을 통해 다시 한번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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