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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액티브 ETF’ 인기 한국에도 퍼질까?
뉴스종합| 2020-07-05 12:06
[123rf]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시장을 고스란히 따라가는 전통적인 ETF의 작동방식을 뒤집고 적극적인 운용을 앞세운 액티브 ETF는 미국 주식시장의 화두다. 국내서도 액티브 ETF가 등장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 마련됐다.

액티브 ETF는 올해 미국에서 활발하게 등장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들어서 미국에서 새로 출시되는 액티브 펀드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FT는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을 인용해 이달 4일 기준 미국 시장에 42개의 액티브 ETF가 상장돼 있다고 했다. 피델리티, JP모건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ETF를 내놓았다.

액티브 ETF는 기존의 ETF 작동 방식을 뒤집는다. 통상 ETF는 비교지수(벤치마크)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움직인다. 가령 비교지수가 코스피(KOSPI)200이라면 해당 지수가 오르면 기준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떨어지면 동시에 떨어진다. 시장의 수익을 고스란히 따라가는 게 ETF의 목표다.

액티브 ETF는 이런 수동성에서 벗어난다. 시장 상황에 따라 편입 자산을 교체하는 액티브 펀드의 성격을 지닌다. 덕분에 시장의 움직임을 웃도는 수익률을 창출하는 걸 목표로 한다.

FT는 미국에서 액티브 ETF가 조명받는 배경에는 ‘수수료 전쟁’이 놓여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ETF는 운용사의 적극적인 운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통상 일반 액티브 펀드 대비 수수료가 50% 수준에 그친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운용사들이 ‘수수료 제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이익 기반이 점차 줄어들었다. 미국 자산운용업계 평균 수익 마진은 2015년 34%에서 지난해 27%로 감소했다.

한국에서도 기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개정안 고시를 하고 이달 27일부터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선 채권형 액티브 ETF만 허용됐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주식형 액티브 ETF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달 말에 관련 ETF를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으나, 염려하는 대목도 있다. 편입 자산의 포트폴리오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게 대표적이다.

ETF는 통상 운용사가 편드에 편입한 주식종목 등 포트폴리오(PDF)를 하루 단위로 공개한다. 지수나 섹터를 고스란히 따라가는 기존의 ETF라면 공개가 민감하진 않다. 하지만 수시로 기초자산 종목 등을 바꾸는 액티브 ETF라면 포트폴리오 자체가 ‘영업비밀’이 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종목 투자자들이 운용사의 포트폴리오를 투자 지침으로 활용할 소지를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자체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주기를 1개월로 변경하는 정책을 세웠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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