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요즘 집값이 얼마인데…디딤돌 못되는 ‘디딤돌 대출’
뉴스종합| 2020-07-08 11:25

“서민이 집을 산다면 보금자리대출이나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이 있고 (중략) 이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는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6·17 부동산 대책 발표 후 한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대출은 주거문제가 가장 심각한 서울에서 이렇다할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집값이 최근 몇년새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지원조건을 조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디딤돌대출은 주택가액 5억원 이하, 보금자리대출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만 지원된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지원해준다는 취지에 맞춰 소득, 자산, 지원대상주택에 제한을 둔 것이다.

문제는 서울에서는 상당수 주택이 해당 기준을 넘어서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기준 서울 주택(아파트, 단독, 연립 포함) 평균 매매가격은 7억821만원이며,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강북만 따져도 5억7287만원이다. 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2509만원에 달한다. 평균적인 주택조차 구매하기 어려운 것이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평균 주택가격 4억8838만원, 평균 아파트값 5억5775만원으로 상당수가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지원기준은 그에 맞춰 상향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당시 서울 주택 평균매매가는 5억2823만원,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5억9769만원이었다. 수도권은 아파트 평균매매가가 4억원이어서 대부분 정책금융의 지원을 받아 집을 살 수 있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이후 55%나 오르는 동안 지원기준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사실상 지원대상이 축소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집값이 지역별로 양극화돼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지역별로 지원 집값 기준을 조정해줘야 주거 사다리를 잇는다는 당초의 정책 목표에 부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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