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조권 “‘제이미’ 통해 나 자신을 찾는 법을 배웠다”
라이프| 2020-07-09 10:05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제이미'프레스콜에 참석한 조권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운동화 대신 새빨간 하이힐을 신었다. 조권은 “저의 페르소나는 힐”이라며 “힐을 신으면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나온다”고 말했다. 잠재된 끼는 빨간 하이힐과 함께 발산됐다. 군 복무 시절 오디션 공고를 보고 커피포트에 비친 모습을 보며 ‘제이미’를 연습했던 조권이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뮤지컬 ‘제이미’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오디션을 보기 위해 준비하던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 순간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드랙퀸(여장 남성)이 되고 싶은 17세 고등학생 제이미의 꿈과 도전을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제이미’는 2017년 영국에서 초연과 동시에 성공을 거뒀다. 해 이듬해 올리비에 어워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왓츠온스테이지 어워드에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히트 뮤지컬로 자리 잡으며 오픈런(종연 시기를 결정하지 않음) 공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아시아 초연인 이번 공연에는 조권을 비롯해 뉴이스트 렌, 아스트로 MJ, 뮤지컬 배우 신주협이 주인공 제이미를 연기한다.

조권은 국내에는 다소 낯선 ‘드랙퀸’을 소재로 한 것에 대해 “‘제이미’는 드랙퀸이라는 소재를 떠나 음악의 힘과 작품의 메시지가 주는 힘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드랙퀸은 단지 여장남자로 단정할 수 없는 소재”라며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창조하고 발견하는 이야기이지 여장남자로 국한할 수는 없다. 제이미의 꿈이 드랙퀸인 것처럼 모든 꿈에 대한 열정과 편견에 맞서는 많은 분들이 뮤지컬을 보고 자신감을 느끼고 용기를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권 역시 ‘제이미’의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작품의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받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나온 것처럼 보였다.

그는 “제이미를 연기하면서 나 자신을 찾는 법을 크게 느꼈다”면서 “연습생을 시작으로 가수로 연예계 활동을 하고, 32년간 살아오면서 세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조권으로도, 제이미로서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아름답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추억의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전에는 행복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들면 되는 거예요. ‘제이미’라는 작품 안에 행복, 사랑, 평등, 자신감 등 무지개처럼 찬란한 메시지가 있어요. 그것들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sh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