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아동학대 의무신고대상인 의료기관의 신고율이 0.8%로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이미지 사진 [헤럴드DB]

아동폭력의 피해를 입어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 아동폭력의 응급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질 필요성이 있지만 이번 천안 여행용 트렁크 가방 아동사망 사건에서도 병원 내원일 다음날 신고가 이루어져 초동 대처에 아쉬움을 남겼다.

12일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진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6년 기준 216건으로 신고의무자 전체 신고의 0.8%에 불과하다. 영국 1.4~6.4%나 이탈리아 2%. 미국 10%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의료진은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지난 2016년부터 아동폭력 피해자가 병원으로 내원한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지만 아동학대 신고시 불이익에 대한 우려, 절차의 미숙함 등으로 신고율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기관의 아동학대 신고율을 높여 학대 조기발견이 절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보호시설 기관 종사자, 교사, 구급대원 등의 전체 신고대비 신고의무자 아동학대 신고비율은 2017년 28.6%에서 2018년 27.3%, 2019년 23.0%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은 아동학대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전문직업성 교육 강화와 함께 의료기관의 적절한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허 이사장은 “의료진의 아동학대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응급실 종사자에 대한 아동학대의 실질적인 교육과 사회적 책무를 강조한 전문 직업성 교육이 확대‧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선별검사 도구를 제작하는 등 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아전문병원 등에 아동학대전담팀을 설치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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