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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PGA투어 ‘왜소한’ 아시안계의 약진...한국남자골프 정상에 설 날 머지않아
엔터테인먼트| 2020-07-14 11:44

13일 PGA투어 워크데이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한 콜린 모리카와는 1997년생으로 이제 겨우 23세다. 앳된 얼굴에 일본인 성을 가지고 있는 그는 지난해 프로로 데뷔한 선수지만, 경력은 화려하다. 아마추어 때 월드랭킹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프로 데뷔 선언 후 임시로 얻은 PGA투어 출전 자격을 가지고 탑10을 연속으로 기록하며 4경기 만에 바로 PGA투어 카드를 획득해버렸다. 2부인 콘페리 투어를 거치지 않고 너무도 쉽게(?) PGA투어 카드를 획득한 케이스다.

그에게 가장 놀라운 건 바로 꾸준한 성적이다. 콜린은 자신이 출전한 24개 대회 중 우승 2번에 준우승 2번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기록 중 하나는 프로 데뷔 후 22경기 동안 단 한번도 예선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이 기록은 타이거 우즈에 이어 2위다. 타이거 우즈는 프로 데뷔 후 25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기록했다.

우즈는 자신이 프로에 데뷔한 96년보다 한해 늦게 태어난 콜린 모리카와랑 지난 1월 처음으로 같은 조에서 경기를 했다. 콜린에 대한 그의 평가는 체격이 조그맣지만, 공을 정말 잘 친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미래가 기대된다는 말이었다. 서양 선수에 비해 체격이 작은 편인 아시안계 선수에게는 참 고무적인 말이다. 콜린 모리카와는 175㎝에 72㎏의 몸을 가지고 있다. 신장 180㎝도 PGA투어에서는작아 보이는 요즈음, 콜린은 더욱 작고 왜소해 보이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플레이는 한없이 단단하다. 무엇보다 실수가 없고 또박또박 공을 친다. 신체적인 조건이 퍼포먼스의 큰 축을 차지했던 예전과는 달리, 체계적인 훈련과 몸 관리가 신체적인 한계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미 한국이 세계를 제패한 여자골프와 비교하면 아직도 남자 골프가 많이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남자 골프가, 아시안계 선수가 남자 골프에서 세계 정상에 설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최경주 또한 머지않아 분명히 세계 1위가 이사이에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2000년 최경주가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 PGA투어에 진출했고, 지난 3월, 임성재의 혼다 클래식 우승으로 한국인은 모두 17승을 올렸다. 한국은 또한 PGA투어에서도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 최초 메이저 대회 우승은 양용은이, 아시아 최고 마스터스 성적은 최경주가, 아시아 최초 신인왕은 임성재, 플레이어스 최연소 우승 기록은 김시우가 가지고 있다. 얼마전에는 임성재가 한국 선수 중 최초로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주에는 김주형이 최연소로 KPGA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00위 이내에 진입했다. 이처럼 스타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는 밝다.

연습 환경이 받쳐주지 않고, 상황이 힘들어도 그걸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한국은 여러 종목의 스포츠에서 이미 많이 보여줬다. 한국 남자 골프도 그러한 희망이 있다. 상황과 환경에 위축되지 않고, 고생을 마다 하지 않고, 큰 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던 선수들이 있어 길을 만든 것처럼, 아시안계 선수가, 대한민국 선수가 세계 남자 골프 랭킹 1위에 오를 날을 꿈꾸어본다.

〈KLPGA 프로 · 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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