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근로자 급여감소’ 경제 위기 숨은 뇌관
뉴스종합| 2020-07-20 13:08

미국의 숨겨진 경제위기는 광범위하게 퍼진 임금삭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일시삭감으로 시작했지만 영구적인 소득감소와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경제회복 동력을 떨어뜨릴 걸로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연방준비제도(Fed)와 시카고대 이코노미스트를 인용, 2월 이후 최소 400만명의 근로자가 임금삭감을 받아 들이고, 수백만명은 사측과 임금동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숫자를 대략 700만명으로 봤고, 근로시간 단축을 강요당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2000만명가량이 사실상 급여가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근로자 8명 가운데 1명 꼴이다.

공평한 성장을 위한 워싱턴센터의 클라우디아 샴 거시경제정책 국장은 “대규모 실업과 근로시간 단축, 초과근로가 사라졌지만 더 큰 건 많은 근로자가 급여 삭감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금삭감은 대부분 고소득 근로자를 때리고 있다. 단기적이라도 소비를 줄여 침체를 연장할 거란 지적이다. 비영리단체 워킹네이션의 제인 오츠 대표는 “경제회복의 속도는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와 직결돼 있는데, 돈이 없으면 소비를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근로자 입장에선 돈을 덜 받더라도 일을 하는 게 낫다고 느끼는 처지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오늘 실직한 근로자가 3개월 안에 새 직장을 찾을 가능성’은 50%가 되지 않는다. 1년전보다 16%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고용주에게도 좋은 건 없다. 임금삭감은 근로자 사기와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해왔는데, 망하지 않으려고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임금삭감이 영구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생존의 문제로 회사가 급여를 줄이면 다음 단계는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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