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매직넘버 ‘270’이면 충분…경합주 땅따먹기 ‘수싸움’
뉴스종합| 2020-07-23 11:24

‘바이든 대세론’의 기세가 무섭다. 대선을 약 100일여 앞둔 현재, 여론조사들은 모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앞승을 점치고 있다.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대표적인 경합주 뿐만 아니라 공화당 텃밭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지만, 상대는 ‘힐러리 대세론’을 뒤집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경합주를 모두 싹쓸이하면서 무려 306명의 선거인단을 챙겨 대선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인 ‘270’을 단숨에 넘었다.

▶불안한 ‘공화당 텃밭’…늘어나는 경합주=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여론조사를 취합한 바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전국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8.8%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지난 1일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를 기록, 53% 지지를 얻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비해 12%포인트 뒤졌다.

확보 가능한 선거인단 면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확실한 우세를 점하고 있다. 118명의 선거인단 확보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대선의 향배를 판가름하는 주요 경합주(특정 정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주)가 바이든 전 부통령 쪽으로 기울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서부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를 비롯해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2016년 트럼프에게 압승을 안겼던 지역과 함께 공화당 텃밭까지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세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가 최근 경합주 영역으로 다시 진입한 데다, 전통적인 적색주(공화당 지지주)인 텍사스와 애리조나에서 두 후보의 1~2%포인트차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크다.

포브스는 “1996년 이후 애리조나의 11명 선거인단이 민주당으로 갈 수 있다”면서 “이들 지역은 최근 코로나19 피해를 트럼프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최근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는 1992년 이후 민주당이 한 번도 이긴 적 없는 조지아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필요한 것은 압승 아닌 270명”= 다수의 외신과 전문가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에 무게를 싣고 있다. CNN는 머몬스대 여론조사를 예로들며 “본선 4개월을 앞두고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가 패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국 미 대선은 승자 독식 체제의 간접선거 방식이자,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데려오면 이기는 싸움이다. 때문에 트럼프 선거 캠프 일각에서는 경합주가 아닌 민주당 지지주를 공략함으로써 경합주 열세를 극복하고 매직넘버를 사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트럼프 캠프의 한 고문은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2016년 확보한) 306이 아니라 270만 있으면 된다”면서 “미시건과 펜실베이니아를 잃더라도 승리할 수 있고, 뉴햄프셔와 네바다나 뉴멕시코에서 승리하면 러스트벨트에서 패배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힐은 “트럼프 캠프는 미네소타, 뉴멕시코, 뉴햄프셔를 돌며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도 ‘수 싸움’의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졌던 중서부를 내주고,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까지 지더라도 위스콘신만 지킨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270대 268로 이길 수 있다”면서 “선거인단 구도도 이렇게 되면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손미정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