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친정’ 공화당, 트럼프가 고집한 급여세 인하 ‘퇴짜’
뉴스종합| 2020-07-24 07:36

스티브 므누신(오른쪽) 미국 재무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2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회의를 끝내고 언론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한 급여세 인하는 이번 안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여당인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한 급여세 인하안을 퇴짜 놓았다. 민주당과 협상도 하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체 경기 부양안에서 제외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CNBC·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경기부양안 논의를 위해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만난 뒤 “급여세 감면은 기본안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조달러에 달하는 공화당 자체 법안을 공개하려고 했지만 취소했다. 백악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서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공화당 안은 다음주초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WP는 “몇 안 되는 합의사항 중 하나는 최종 협상에서 급여세 인하안을 버리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급여세 인하가 경기부양법에 담기지 않으면 서명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는데,체면을 구기게 됐다.

급여세는 사회보장세(6.2%)와 의료복지세(1.45%)를 합쳐 근로자의 급여에서 7.65%를 떼어 사회복지분야에 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소비를 북돋우겠단 복안이었다.

므누신 장관은 “대통령은 근로자에게 바로 돈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춰왔고, 우린 장기적으로 옳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급여세는 시간이 걸리고, 대통령은 직접 돈을 주는 게 효과가 있다는 걸 지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여세 인하를 경기부양안에 담지 않기로 공화당이 결정하자 민주당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이 급여세 인하를 승인하지 않을 거라고 강하게 나왔고, 공화당은 그래서 이를 요구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늘 그렇듯 근로자에게 해를 끼친다”고 했다. CNBC는 대통령이 패배를 시시한 거라고 했고, WP는 급여세를 제쳐둔 건 공화당이라고 지적했다.

급여세 인하는 공화·민주 양당 모두 반대 의견이 많았다.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사회보장을 위한 자금은 이미 지급불능 상태로 가고 있다”며 “그 재원을 줄이는 급여세 감면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므누신 장관은 급여세 이외의 경기부양안 관련, “실업수당은 대략 70%의 임금 대체를 기초로 연장될 것”이라고 공화당 안을 설명했다. 지난 3월 의회를 통과해 발효한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다음주 만료하는데, 기간은 연장하되 지급액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WP는 금액이 주당 200달러에 근접할 걸로 예상했다. CNBC는 300달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주당 600달러 지급을 내년 1월까지 이어 가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본격 협상이 시작하면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600달러로 (협상)테이블에 갈 것”이라고 강경하게 나왔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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