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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 연준 ‘양적완화 목표제’ 도입한다
뉴스종합| 2020-08-03 09:43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 정책에 목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상당기간 제로금리 유지가 불가피함에 따라 수정된 포워드 가이던스(정책방향 선제안내)와 유연해진 물가목표제도 포함한 ‘포스트 코로나’ 통화정책 개편안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 사전할당 vs. 성과연동=3일 한국은행(워싱턴사무소)은 ‘연준의 통화정책체계 검투 추진경과 및 주요 논의내용’이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통화정책체계 점검 결과와 함께 이를 반영하여 수정한 ‘장기 통화정책 목표 및 전략 성명서’를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투자은행에서는 7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 구체적인 논의 범위가 밝혀지고 9월부터 새로운 통화정책체계가 일부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연준은 현재 양적완화에 대해 두 가지 방식의 목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에 정해진 규모까지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과 특정 거시경제적 성과가 달성될 때까지 일정한 속도로 자산을 지속 매입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경제성과 달성과 연계된 방식은 경제성과에 따라 자동조정되므로 구현과 의사소통이 간단하단 장점이 있으나, 연준의 보유자산이 바람직하지 않은 수준까지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정책 개편 회의 참석자들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고 경제 각 분야에 대한 신용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매입대상 채권을 국채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양적완화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가리킨다.

▶‘인플레 연계’ 포워드 가이던스 선호=포워드 가이던스도 ▷정성적 방식 ▷날짜기반 방식 ▷성과기반 방식 등 3가지 방안에서 개편이 검토 중이다.

정성적 방식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수행 기간에 대해 구체적 수치 또는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특정용어나 문구 등을 제시하는 것이다. 날짜기반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축소되는 구체 일정을 제시하는 방식이고, 성과기반은 축소 시기를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 등 특정 거시 경제 성과 달성에 연계시키는 방안이다.

한은은 “다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연계된 포워드가이던스를 선호했는데, 이는 이 수단이 2% 물가목표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부터의 섣부른 중단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연한’ 물가목표제 구상=현행 물가목표제에 대해선 정책의 유연성이 있으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기대를 적극적 이용하지 않는단 지적이 나왔다고 한은은 전했다.

이에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 ▷물가수준 목표제 ▷일시적 물가수준 목표제 등이 물가목표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란, 정채진 기간의 물가 상승률이 목표에 도달하도록 하는 전략으로 경기둔화 시기의 낮았던 인플레이션을 상쇄하기 위해 경기가 확장기로 전환되더라도 물가목표보다 낮은 인플레이션을 허용할 수 있다.

물가수준 목표제는 물가가 목표수준을 계속 유지시 달성했을 물가수준을 목표로 설정해 과거에 실현된 물가 부족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일시적 물가수준 목표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보다 낮을 때만 부족분을 보충하는 방식이다.

물가를 특정 수치가 아닌 범위로 설정하는 대안도 검토되고 있다. 단, 인플레이션 목표수준을 다년간 하회하는 상황에서 물가 목표를 범위로 정할 경우 연준이 목표수준 이하의 인플레이션을 지속 용인한다는 잘못된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단 우려도 나왔다.

▶YCC·마이너스 금리는 일단 검토만=한편, 기존에 없던 신규 통화정책으로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YCC·yield curve control)도 논의 중에 있지만 당장 도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은 “다수 참석자들은 포워드 가이던스의 신뢰성이 높은 상황에서 YCC 추가 도입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일부 참석자들은 단기에서 중기의 수익률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면 강력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구 말했다.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에 대해선 “현재로선 매력적인 통화정책 수단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다만, 마이너스 정책금리의 효과를 재평가할 수 있는 여건이 도래할 수 있단 점도 고려,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연준이 지난 30년간 유지해 온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전략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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