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은, ‘아시아나 재실사’ 사실상 거부… “현산이 거래 무산 책임”
뉴스종합| 2020-08-03 16:04
[사진=이동걸 산은 회장이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기회를 달라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동걸 회장은 인수합병(M&A) 무산 시 “무산 책임은 현산 측에 있다”고 말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3일 오후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을 12주간 재실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현산의 요청에 대해 “통상적인 인수절차로 봐서 (현산의 요구는) 과도하다고 판단돼 기본적으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인수 전제가 된다면 영업환경 분석,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제한된 범위에서는 가능하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앞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 측에 ‘12주간 재실사’를 요청했다. 현산의 요청이 인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재실사였다면, 산은은 인수를 전제로 한 상황에서 여타 세부 조건을 협상하기 위한 재실사만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산은은 현산이 오는 8월11일까지 관련된 입장을 정리해 답하라고 시한을 못박았다. 앞서 금호산업은 러시아의 기업결합 승인 등 M&A를 위한 선행조건이 모두 종결됐다고 판단하고 현산 측에 8월11일까지 계약을 완료하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공문을 보냈다.

산은은 현산이 여전히 M&A를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행장은 “수많은 M&A를 경험했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안되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라며 “현산이 기본적인 대면협상도 하지 않으면서 인수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거래) 무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유상증자를 이행하던지, 계약금을 추가 납입하는 등의 매수자로서의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진정성이 확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종적으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산이 보도자료를 통해 내세운 주장은 상당 부분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 있다”며 “금호는 신의성실에 따라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계약 무산은 현산 측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산이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인 책임은 본인들이 지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 측이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며 재실사를 요구한 바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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