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 펜션’ 등 사망 7명·실종 2명
주택 241채·농작물 1627㏊ 피해
4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상면 임초리에서 축대가 붕괴돼 마을 진입로가 막혀 주민들이 고립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였던 장맛비가 경기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세를 확산하고 있다. 시간당 50∼100㎜ 안팎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곳도 있어 추가적인 인명 사고와 주택·농작물 피해 발생 가능성도 남아 있다.
4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0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집계된 누적 강수량은 가평 74㎜, 포천 60㎜, 연천 28㎜, 파주 27.5㎜, 동두천 22.5㎜, 의정부 21㎜였다. 경기 동북부에 해당하는 포천의 경우 시간당 54㎜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현재 비 때문에 발생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장맛비로 지난 1일부터 경기도에서 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지난 3일 평택의 한 공장에서는 토사 매몰로 직원 3명이 사망했다. 가평에서는 펜션 건물을 덮친 토사로 펜션 주인 모녀와 손자 등 3명이 숨졌다. 지난 2일 안성 일죽면에서는 산사태로 토사가 한 양계장에 들이닥치면서 A(58)씨가 매몰돼 목숨을 잃었다.
지난 3일 포천의 한 저수지에서 수문 개방을 위해 보트를 타고 나간 낚시터 관리인 B(55)씨는 아직 실종 상태다. 가평 대성리 계곡에서는 마을 주민 C(75)씨가 밭에 나갔다가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폭우로 이재민 327세대(456명)가 발생했고, 주택 241채, 농경지 1627㏊, 비닐하우스 2740동이 침수됐다. 이천 율면 산양저수지, 안성 일죽면 주천저수지·보개면 북좌저수지 등 3개 저수지 둑이 일부 붕괴하기도 했다.
수도권 전철 경강선(판교∼여주역) 신둔도예촌∼여주역 구간은 선로면 복구·보강 작업으로 이날까지 운행이 중단된다. 코레일은 지난 2일 하행 이천∼부발 구간에서 선로면을 지탱하는 흙이 빗물로 유실돼 상행 선로로 후속 열차를 운행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비로 신둔도예촌∼여주역 상행 선로면도 유실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같은 날 오후 8시부터 열차 운행을 멈췄다.
한편 토사 유출로 지난 2일 오후 4시부터 통행이 막힌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영동고속도로 진입 연결 구간은 38시간 만인 이날 오전 6시부터 재개됐다. 의정부 장암동 장암지하차도와 오산시 누읍동 잠수교, 용인시 초하천 하상도로, 여주시 흥천교 등 도내 11개소에서는 여전히 차량 운행이 통제 중이다.
이달 1일 오후 6시부터 누적된 경기도의 강수량은 안성 401㎜, 가평 384㎜, 여주 354㎜, 이천 346.5㎜, 용인 346.5㎜, 연천 336㎜, 광주 288.5㎜다.
기상청 관계자는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강약을 반복하면서 내릴 예정으로 비 피해가 없도록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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