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대한항공, 2분기 영업익 1485억 ‘어닝 서프라이즈’…조원태 회장 전략 빛났다
뉴스종합| 2020-08-06 16: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대한항공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2분기 1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한 1조6909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48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6일 공시했다. 당기순손익도 162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화물기 가동률 확대와 여객기를 활용한 항공화물 부문이 큰 성과를 거두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에도 고효율 최신 화물기로 기단을 재편하고 화물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조원태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는 평가다.

화물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6%(5960억원) 늘어난 1조2259억원을 기록했다. 여객기 운항이 급감하면서 벨리(Belly·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어려워졌지만, 화물기 가동률을 22% 늘리면서 공급 자체가 1.9% 늘어난 결과다.

적극적인 수요 유치 노력으로 수송실적(FTK·Freight Ton Kilometer)은 같은 기간 17.3% 증가했다. 전 세계 항공화물 시장의 상반기 수요가 약 15%, 공급이 약 23%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실제 경쟁사들의 화물 운송실적은 바닥을 쳤다. 여객기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던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영국항공 등은 항공화물 공급의 약 65%를 차지하는 벨리 수송이 어려워지자 지난 5~6월 화물 운송실적이 전년 대비 30~45%까지 떨어졌다.

또 대한항공과 유사한 노선망과 화물 기단을 운영하는 캐세이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화물 운송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4% 줄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같은 기간 약 27%, 루프트한자는 약 35%까지 하락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시카고로 향하는 여객기 KE037편에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을 장착하고 있다. 카고시트백은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된 별도의 가방이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2010년대부터 구축한 보잉777F, 보잉747-8F 등 최신 고효율 화물기단이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여기에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공급선을 다변화한 시도를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철저한 관리로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생산기지의 거점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노선에 대한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여객기의 화물 전용편 공급도 추가로 확대한다. 이미 지난 5월부터 여객기의 기내 수하물 보관함을 활용해 화물을 싣고 있으며, 6월 여객기 좌석에 항공 화물을 싣도록 한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9월 이후부터는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기로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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