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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지기 협력사에 불 나자…LG생활건강, 팔 걷고 '전방위 지원'
뉴스종합| 2020-08-07 10:02
서울 광화문 소재 LG생활건강 본사 [사진제공=LG생활건강]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 달 18일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에선 ‘쾅’ 소리와 함께 불길이 번졌다. 6층짜리 플라스틱 용기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나 1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재산피해도 30억여원 이상 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이 화재 대응 3계 중 2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 소방차 등 41대 차량과 소방헬기 2대 등을 투입할 정도로 큰 화재사고였다.

화재 현장에 급하게 뛰어간 이들은 또 있었다. LG생활건강이었다. 화재 피해를 본 것이 LG생건의 30년 지기 협력사인 A사였기 때문이다. A사는 LG생건이 LG화학 내 사업부로 있던 지난 1990년부터 화장품 뚜껑이나 쿠션 내 받침 등 화장품 용기 부속품을 납품해 온 회사다. A사는 LG생건 납품을 계기로 회사 규모가 커져 현재는 직원 300여명에 연 매출 400억대 전후의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LG생건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사세를 키우는 사이 협력업체인 A사도 동반 성장해 온 셈이다.

30년 지기 협력사가 화재사고를 당하자 LG생건이 팔을 걷고 나섰다. LG생건은 현장 점검을 통해 화재로 직원 9명이 다치고, 생산설비가 모두 잿더미가 돼 생산이 완전 정상화가 되기까지 5~6개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전방위적인 지원을 통해 A사가 신속하게 피해 복구를 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우선 아직 납품이 이뤄지지 않은 8~9월 거래대금 30억여원을 선지급했다. A사가 피해 복구 및 회사 운영을 하려면 당장 자금이 급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A사가 사용 중인 상생협력펀드 가용 금액을 10억원 증액하고, 무이자 대출 자금도 상환 기간을 1년 연장했다. 또 사내 금형전문가 등을 A사에 파견해 설비시설 복구를 지원하고, A사의 납품 기간 등도 사정에 맞게 수시로 조율하기로 했다.

LG생건은 더 나아가 주요 협력사 130여곳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협력사들이 A사와 같은 화재 등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오는 12월까지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방문 점검을 할 방침이다. 또 무상으로 ‘화재사고 예방 지원사업’을 실시해 화재 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높일 예정이다.

LG생건 관계자는 “A사는 재난 수준이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 하에 긴급 지원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협력회사는 상생의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품질과 납품에 차질 없이 조속히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게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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